"대부분의 사람들이 커리라고 하면 시중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노란색의 인스턴트 카레만을 떠올리지요. 하지만 실제 정통 커리 요리는 이와 많이 다릅니다. 강황을 비롯한 다양한 향신료를 배합해 맛을 조정하고 숙성을 거쳐 본래의 깊은 맛을 내는 것이 커리 요리입니다" 커리전문점 '델리'(www.delhicns.co.kr)의 최청자(67) 회장은 26년 경력의 커리 전문가다. 지난 1984년 서울 압구정동에 커리전문점을 열어 정통 커리 맛을 선보였으며 1999년에는 '델리음식문화연구소'를 설립, 지금까지 우리나라 사람의 입맛에 맞는 커리 요리를 연구하고 발전시켜왔다. 압구정점을 시작으로 현재 총 12개의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창업 26년 만에 프랜차이즈 가맹사업도 시작했다. 우리나라에 인도요리에 대한 개념조차 없던 1980년대 최 회장은 자신만의 일을 하고 싶어 고민을 하다가 커리전문점을 선택했다. 최 회장은 "당시 직장생활 때문에 할 줄 아는 음식이 카레 밖에 없었다"며 "아이들이 먹기 싫어하는 야채를 듬뿍 넣으면 건강에도 좋겠다고 생각해 커리전문점을 오픈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요리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하다보니 제대로 맛을 내기가 어려웠다. 수소문 끝에 일본에서 커리를 공부한 40년 경력의 호텔 출신 주방장을 영입하고 새롭게 연구를 시작했다. 최 회장은 "커리는 한 두가지의 향신료가 들어가는 것이 아니고 수십 가지의 향신료를 조합해 맛을 내는 요리"라며 "주방장이 우리 입맛에 맞는 향신료를 선택해 델리만의 커리 소스를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23가지 향신료가 들어간 델리의 커리 소스는 26년째 그 맛과 레시피를 유지해오고 있다. 특히 델리음식문화연구소에서 커리소스의 맛과 향을 연구하고 고객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신메뉴를 개발하는 등 커리 맛의 업그레이드에도 지속적으로 신경쓰고 있다. 최 회장은 "처음 가게 문을 열었을 때부터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 그 맛을 흐트리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당시 중고등학생이던 여성들이 지금 아이를 데리고 매장을 찾아와 '고향에 온 것 같다'고 말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우리나라 음식과 인도 음식은 닮은 점이 많다고 설명한다. 그는 "두 나라의 음식 모두 향이 강하고 혀 끝에서 느껴지는 맛 또한 진해서 한번 맛을 들이면 중독성이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요즘 커리가 건강식품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어 커리의 인기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는 게 최 회장의 생각이다. 커리의 노란색을 내는 강황은 치매를 예방하는데 도움을 주고 피부 및 위, 대장의 발암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진 것으로 각종 실험 결과 입증됐다. 실제로 커리의 원산지인 인도에서는 65세 이상 노인들이 치매에 걸릴 확률이 1%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최근 생각을 바꿔 지금까지 주저해왔던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최 회장이 26년간 커리전문점을 운영해오면서 가맹사업을 하지 않은 이유는 오로지 맛에 대한 집착 때문이었다. 그는 "사실 델리는 직영점 체제로 쭉 운영할 생각이었지만 최근 제대로 만들지도 않은 커리 요리로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모집하는 사례가 생겨나고 외국 브랜드도 들어오는 것을 보면서 생각을 바꿨다"고 말했다. 연구소에서 델리만의 레시피로 만든 커리 소스를 가맹점에 공급하기 때문에 가맹점도 기존 직영점과 똑같은 맛의 델리표 커리를 판매할 수 있다. 최 회장은 "델리의 정통 커리를 여러 사람한테 맛보여주기 위해 가맹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젊은층은 물론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커리 요리를 보급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