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눈/8월8일] 시장과의 소통, 그리고 용기

“제 마음은 불편하지만 시장이 바뀌면 뷰(Viewㆍ전망)도 바꿔야 하는 거 아닌가요” 최근 증권가에서는 ‘반성 리포트’들이 하나 둘씩 나오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은 후에도 상승세를 지속하자 증시를 비관적으로 전망했던 애널리스트들의 고해성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올해 초만해도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국내 증시가 상반기에 고점을 찍고 하반기에 내려가는 ‘상고하저(上高下低)’의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증시는 예상과는 달리 지난 3~4월 랠리에 이어 지난달에도 급등세를 타면서 어느덧 코스피지수 1,600포인트선마저 넘보고 있다. 국내 기업의 빠른 실적 회복과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 덕분이다. 애널리스트에게 증시흐름이나 종목의 주가를 예측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이다. 자신의 능력을 가늠하는 잣대이자 숱한 투자자들의 ‘피 같은 돈’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망이 엇나갔을 경우에는 비난과 질책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증권가에서는 강세론자든 약세론자든 기존의 전망을 고집하면 한 번은 맞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마치 ‘고장난 시계’처럼. 주식시장이라는 게 한없이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시장의 변화를 얼마나 빨리 그리고 정확하게 읽어내고 대응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이런 판단의 최전선에는 애널리스트가 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애널리스트들은 마치 투자자들에게 최대한 눈에 띄지 않으려는 듯 은근슬쩍 목표지수만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전망을 수정한다. 물론 보고서를 통해 정정당당하게 자신의 오류를 인정하고 문제점을 설명하는 용감한(?) 애널리스트들도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과연 어떤 모습이 투자의 관점을 명확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인가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애널리스트들이 항상 완벽할 수는 없다. 그래서 시장상황에 따라가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소통’이다. 그리고 소통에는 반드시 자신의 변화를 이끌어낼 ‘용기’가 필요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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