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대우 조선 월급날엔 부산까지 들썩<BR>명품 브랜드 입성·아파트 시세 주변 2배나<BR>일감넘쳐 인력 한달평균 300~400명 투입
| 거제시는 요즘 소득 3만달러 시대를 만끽하고 있다. 지역경제의 젖줄인 삼성중공업 거제
조선소 노동자들이 동트기가 무섭게 일터로 출근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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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이라뇨? 우리는 벌써 국민소득 3만 달러시대를 넘어섰는데요.”
요즘 한창 잘 나가는 삼성중공업이 위치한 경남 거제시 신현읍 장평리. 이 곳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는 이영미씨는 ‘경기가 어떠냐’는 기자의 질문에 “지방도시라고 깔보지 마라. 적어도 이곳은 삼성중공업이 버티고 있어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웃돌 것이다”며 활짝 웃었다.
부산에서 배로 1시간 가량 떨어진 거제시. 인구 17만명의 작은 도시지만 사실상 국내 조선업의 메카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거제시청의 관계자는 “거제시의 지역내 총생산(GRDP)는 지난 2001년 1만3,500달러에 머물렀지만 조선 호황을 타고 지난해 2만3,000달러까지 불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월급날이면 부산도 들썩인다”= 거제시 주민들은 10여년째 불황을 모르고 살고있다. 국가 외환위기가 불어닥쳤던 지난 1997년에도 이곳은 마냥 평온했다고 한다.
정동철 삼성중공업 파트장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이 한달에 풀어놓는 인건비와 협력업체에 지급하는 자금만해도 2,000억원에 달한다”며 “월급날이 되면 멀리 부산까지 들썩일 정도”라고 전했다.
작은 섬에 불과한 거제도가 부산 경제를 움찔움찔하게 만든다는 얘기다.
거제시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는 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지금 롯데캐슬을 분양중인데 지역 시세보다 2배가량 높은 평당 700만원을 홋가하지만 물량이 나오기 무섭게 거래된다”고 전했다. 이곳엔 최근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베테통’ 매장이 들어왔다. 소비 패턴이 고급화했기 때문이다.
지역민 소득 3만달러를 자랑하는 거제시의 단면들이다.
◇육지 사람들이 꾸준히 들어온다= 거제 시내에는 유독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의 회사마크가 찍힌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시내에 나갈 일이 있으면 대부분 회사마크가 찍힌 유니폼을 그대로 입고 나간다”며 “여기서는 유니폼이 더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마치 거제시에선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에 근무한다는 사실 자체를 신분과 자부심의 상징쯤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의 활력은 고스란히 협력업체에게도 전이돼 있다. 직간접적으로 제공해야 할 일거리가 넘쳐나다 보니 협력업체만 200여곳에 달한다. 일손이 딸리다보니 실업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거제시청의 한 관계자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의 일감이 넘쳐나면서 일자리를 찾아 이곳으로 오는 사람들도 부쩍 늘어났다“며 “지난해부터 한달에 평균 300~400명 정도의 외부인구가 유입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