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경영계획을 짤 수 없을 정도의 불확실성

기업들이 내년 경영계획을 짜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내외 경제여건이 나빠지고 있는데다 북핵 변수마저 불거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내년 우리경제는 올해보다 성장률이 상당폭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소비 회복을 기대할 수 없는데다 환율하락과 세계경기의 둔화로 수출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설비투자 증가도 기대하기 어렵다. 투자를 가로막고 있는 수도권규제, 출자총액제한제도와 같은 규제들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경기둔화에 북핵 리스크까지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환경도 갈수록 악화되는 양상이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경기가 올해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환율하락이 이어지면서 수출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주요국별로는 중국은 올해와 비슷한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밖에 미국ㆍ일본ㆍ유럽 등 대부분의 국가들이 경기둔화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환율의 경우 달러에 대한 원화절상도 문제지만 최근에는 일본 엔화에 대한 환율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우리 수출품의 경쟁력에 결정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엔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이미 800원선이 무너질 정도로 큰 폭의 환율하락이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경영계획을 짜야 하는 기업들의 고민은 이만 저만이 아닐 것으로 짐작된다. 현재로서는 특정한 전망을 기초로 한가지 계획을 짜는 것보다는 시나리오 경영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기업환경이 워낙 가변적인데다 돌발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주요 변수를 중심으로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상황에 따라 경영계획과 전략을 바꾸면서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 정부도 경제전반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내년 경제운용 방향과 정책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북 핵이라는 지정학적 리스크에다 대선이라는 정치행사까지 있다는 점을 감안해 경제가 경제외적 변수에 휘둘리지 않도록 확고한 정책기조를 세워야 한다. 내년은 기업의 비상한 노력이 요구되는 위기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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