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계펀드 2~3곳 추가 조사

거래소, 주식 불공정거래 의혹 관련 '기획심리' 착수<br>KT&G 자사주소각 압력 TCI펀드도 포함된듯<br>금감원, 혐의 확인땐 '헤르메스' 출두요구키로

불공정거래 의혹으로 물의를 빚은 헤르메스 외에 2∼3개 외국계 펀드에 대해 증권거래소가 기획심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은 또 헤르메스의 주식 불공정거래 혐의가 밝혀질 경우 조사를 위해 헤르메스 관련자들에게 출두를 요구할 계획이다. 21일 증권거래소는 “삼성물산 주식 불공정거래 논란과 관련해 집중심리를 벌이고 있는 헤르메스 외에 2∼3개 외국계 펀드를 추가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증권거래소는 “현재 예비조사 단계인 추적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이상 징후가 포착될 경우 정밀조사를 한 후 불공정거래 혐의가 드러나면 금감원에 통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역시 이번 정밀조사에서 헤르메스의 주식 불공정거래 혐의가 밝혀질 경우 헤르메스 관련자의 출두를 요구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의 한 고위관계자는 “혐의가 밝혀질 경우 펀드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헤르메스측에서 경위 등을 설명하려 출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출두에 응하지 않을 경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헤르메스에 대한 주식 불공정거래 조사를 의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헤르메스 주식이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고 SEC의 경우 자국 상장주식이 역외에서 불공정거래를 할 경우 ‘조사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번 증권거래소의 조사 대상에는 최근 KT&G에 자사주를 소각하라고 협박했던 유럽계 TCI펀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광수 부이사장보는 TCI펀드가 포함됐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실제로 TCI펀드는 지난 4월 중순 한신공영 전체 주식의 7% 정도인 69만200주를 단기간에 매수한 뒤 주가가 약 1주일 사이 20% 가까이 급등하자 보유물량을 골드만삭스에 자전거래 형식으로 전량 매각한 적이 있다. 증권거래소는 또 외국계 펀드 등의 주식 불공정거래 행위 조사를 강화하기 위해 조사절차를 대폭 완화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지금까지는 치고 빠지기식 단타매매의 경우 사실상 ‘주시à추적조사à심리’로 이어지는 절차를 밟았지만 불공정거래 혐의가 있을 경우 예비단계를 생략하고 곧바로 심리에 착수하는 이른바 ‘기획심리’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 부이사장보는 “단타매매는 단기간에 거래가 종료되기 때문에 조사가 쉽지 않았으나 앞으로는 불공정거래 의혹이 있을 경우 기획심사팀을 통해 즉시 심리에 착수한 뒤 불공정거래 사실이 포착되면 금감원에 통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M&A 재료 등을 이용한 외국계 펀드의 불공정거래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는 만큼 불법 여부를 철저히 가려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증권거래소는 현재 삼성물산 M&A설을 흘린 뒤 주가가 오르자 즉시 주식을 털어내고 빠져나간 헤르메스에 대해 지난 13일부터 강도 높은 집중심리를 벌이고 있다. 증권거래소는 헤르메스의 호가 등 주문상황, 시세 관여 여부, 의도적인 재료노출 여부, 대규모 물량 매입과 매도 과정 등에 대한 정밀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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