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昌-한나라, 대선자금 대응 갈등

한나라당이 검찰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에서 LG 비자금 150억원을 불법 수수한 것으로 드러나 위기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검찰에 대해 `편파수사`라고 반발하면서도 돌파구를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있다. 특히 이회창 전 총재측과 한나라당 지도부가 검찰수사에 대한 대응방안을 놓고 견해 차이를 드러내는 등 안팎으로 흔들리고있다. ◇흔들리는 한나라당= 한나라당은 최병렬 대표가 단식투쟁 후유증에서 벗어나 당무복귀도 하기 전에 이 전 총재의 법률고문을 지낸 서정우 변호사가 LG비자금 150억원을 불법대선자금으로 수수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됨으로써 그동안 대여 전면투쟁으로 확보했던 `특검정국`의 주도권 상실은 물론 패닉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그렇지만 현 위기상황을 극복할 만한 마땅한 카드가 없다는 점이 최 대표의 고민을 더해주고 있다. 당내에선 이 전 총재가 `고해성사`를 하고 검찰에 자진 출석해 대선자금 전반에 대한 조사를 받고 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비등해지고 있다. 하지만 당 수뇌부는 겉으론 검찰쪽에 대한 비난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9일부터 주요 당직자들이 검찰수사의 편파성을 문제삼고 나선데 이어 최 대표도 10일 S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다소 액수의 차이는 있어도 노 대통령측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인데 그 쪽 얘기는 없고 이 전 총재 얘기만 나오는 것은 보기 딱하다”며 “검찰이 이렇게 하는 것은 유감스럽다”고 검찰을 직접 겨냥했다. 검찰에 대한 한나라당의 이같은 파상공세 배경에는 여야 대선자금 특검제 도입을 위한 명분 쌓기란 측면도 있다. 한편 최 대표는 이날 경남양산 통도사에서 열린 월하 스님 다비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선자금을 전면공개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아직 파악이 안됐다”면서도 “알아보고 충분히 논의한 후에 할 의향은 있다”고 말해 앞으로 대선자금 문제에 대해 대응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상기류= 이 전 총재측은 최 대표를 비롯한 당지도부의 대선자금 정국 대응에 대해 직ㆍ간접적으로 불만을 쏟아내고 있는 반면, 한나라당 주변에선 “이 전 총재가 직접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결자해지론`이 거세지면서 양측간 갈등양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홍사덕 총무가 10일 아침 옥인동을 전격 방문, 향후 대응책을 논의한 것도 이런 `온도차`를 감지하고 조율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 전 총재의 측근인 유승민 전 여의도연구소장은 기자들과 만나 “현 상황은 대선자금의 문제로 풀어가야 하는데, 한나라당은 대선자금 대 측근비리로 몰고 가 본질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총재의 대응은= SK에 이어 LG그룹의 불법대선자금 문제가 잇따라 터져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가 적지 않고 전체 대선자금 문제에 대한 의혹이 점증되고 있으나 이 전 총재로서도 대선자금 전체 내역을 파악할 수 없어 뚜렷한 입장을 표명하기에 부적절하다 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전 총재측은 LG뿐 아니라 최소한 5대그룹 전체의 대선자금 문제에 대해 검찰의 수사결과가 윤곽을 드러내면 공식 입장을 밝히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동석기자 freud@sed.co.kr>

관련기사



임동석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