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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의 첫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 당서열 1위인 비상대책위원장 임무를 맡은 이완구 원내대표가 이날 대표석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서청원 의원에게 양보하며 회의 주재를 부탁했다. "선배님, 죄송하지만 고생 좀 해주세요"라며 예의도 깍듯이 갖췄다. 새누리당의 6·4 지방선거를 책임지는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좌장을 '원조 친박'인 서 의원이 맡게 된 것이다.
서 의원이 중앙선대위를 이끌게 된 건 그가 7선으로 공동선대위원장단 중 가장 선수가 높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다. 새누리당은 최고중진연석회의 등 공개회의의 발언순서까지 선수로 정리할 만큼 '선후배 문화'가 강한 정당이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서 의원의 행보가 당권 도전을 앞두고 존재감을 보여주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그가 세월호 사고로 얼어붙은 정국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뽐내며 새누리당을 선거 패배의 위기에서 구할 경우 7·14 전당대회에서 크게 힘을 받게 된다. 그는 이날 중앙선거대책회의에서 "제가 어려운 시기에 공동선대위원에, 사회를 맡게 됐다"며 "이 어려움 속에서 우리가 다시 한번 국민의 신뢰를 받고 지방선거 승리를 통해 정부를 뒷받침하는 데 온 노력을 기울이자"고 각오를 다졌다.
서 의원이 최근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정부의 미숙한 대응에 대해 강경 발언을 쏟아낸 것도 이러한 행보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야당보다 선제적으로 책임 추궁과 대책 마련을 주도하며 등 돌린 민심을 수습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전날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 열린 현안보고에서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을 향해 "오늘 당장 사표를 내라" "네가 죄인"이라고 호통을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