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PEF 경영시대] PEF 운용역 "경영 진두지휘 매력 크죠"

스트레스 심하고 철야근무 다반사지만…

투자 성공적으로 끝나면 수억~수십억 성과급도

필요할때 1~2명씩 채용

정·재계 인사 자제들 대거 PEF시장 뛰어들어


"3~5명의 운용역으로 구성된 소수의 '투자 별동대'가 수백~수천억원짜리 기업을 인수하고 이후 경영의 모든 과정을 책임지다 보니 일 자체가 '하드(hard)'할 수밖에 없습니다. 수억원에 달하는 연봉, 그리고 투자 '대박'의 낭만은 사모펀드(PEF) 세계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국내 한 대형 PEF 운용역의 말이다. 최근 화려한 학력·경력·인맥으로 무장한 국내 최고의 '고급 인재'들이 PEF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실제 PEF 세계의 현실은 만만치 않다. 통상 투자자산 발굴-투자기업 분석 및 실사-인수-경영-투자 회수 등에 이르는 PEF 운용의 전 과정에서 철야근무는 '일상다반사'며 스트레스도 크다. 인수 이후 경영 과정에서 '정신적'인 어려움도 많다. 중형 PEF의 한 운용역은 "투자 대상 기업의 노동조합과 임금단체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며 "인수 이후 우리의 경영전략이나 철학을 이식할 필요가 있는데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직원분들에게 이를 알리고 설득하는 과정도 쉽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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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모든 어려움을 감수할 만큼 PEF 세계는 매력적이다. 우선 나이·직급을 막론하고 투자에서 경영으로 이르는 모든 과정을 '진두지휘'하며 자신의 역량을 펼쳐보일 수 있다. 한 운용역은 "컨설팅, 증권사 투자은행(IB) 부문에서는 어디까지나 대상 기업에 조언을 해주는 수준에 그친다"며 "그러나 PEF 운용역들은 실제 경영 의사결정에 참여하며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자신이 직접 경영의 판을 짠다"고 말했다. 성과 체계도 확실하다. 통상 PEF 운용역 실무진의 보수체계는 기본급과 성과급으로 구성돼 있다. 기본급은 운용사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외국계 IB 수준인 7,000만~9,000만원 정도다. 여기에 투자 회수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운용역들은 투자 성과에 따라 수억~수십억원의 성과급을 챙기기도 한다.

정·재계 유력인사의 자제 등이 대거 PEF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농협PE와 손잡고 동양매직을 인수해 시장을 놀라게 한 글랜우드를 이끌고 있는 이상호 대표는 이학수 삼성물산 고문의 차남이다. 글로벌 PEF인 포메이션8을 이끌고 있는 구본웅 대표 역시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장손이다. 홈플러스를 인수한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은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넷째 사위다.

운용사별로 선호하는 인재는 다르지만 PEF 인력 구성은 시중 IB·회계사·컨설팅 출신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기본적으로 기업 재무제표 등 '숫자'에 능통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개채용은 없고 '즉시 전력감이 필요할 때'마다 1~2명씩 채용한다. 최근 딜 소싱보다는 인수 이후 기업 경영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회계사나 IB 출신보다는 컨설팅 업계 출신들이 PEF 인재 시장에서 소위 '잘 팔린다'게 업계의 전언이다.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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