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소비재 기업들 앞다퉈 베트남行

"제 3의 내수시장 선점하자" 락앤락, 유리 생산기지 설립<br>LG생건, 고가제품 출시 채비<br>이랜드는 현지법인 인수 검토


"중국 진출 초기와 매우 흡사합니다. '제3의 내수시장' 육성을 위해 선점을 원한다면 지금이 적기죠" 국내 의류ㆍ화장품ㆍ생활용품 등 소비재 제조업체들이 '경제위기설'이 감돌고 있는 베트남으로 앞다퉈 몰려가고 있다. 업체들은 상류층 공략을 통해 현지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는 한편 숙련 인력 활용을 위한 생산기지 조성에 나서며 국내외 금융시장에 만연한 위기감과는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외자철수에 따른 주식시장 급락 등으로 베트남 경제가 대외적 불안감을 연출해 왔지만 경제 신흥국으로의 성장추세나 국내 두 배 수준인 인구 등을 감안할 때 '진출 적기'로 무르익었다는 게 업체들의 판단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국내 생활용기 전문업체인 락앤락은 올 10월 베트남에 연산 2만6,000톤 규모의 내열유리용기 공장을 완공한다. 베트남 최초의 내열유리용기 생산법인이자 업계의 첫 번째 내열유리생산기지가 될 이 공장은 선진국 등에서 인기 높은 내열 유리용기를 전담 생산, 락앤락의 글로벌화를 주도하게 된다. 락앤락은 베트남 진출 3년차였던 지난해 전년대비 420% 증가한 16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등 현지 시장에서도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업체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욕구 변화로 보냉병 등을 포함한 고급화 전략이 효가를 거두기 시작했다"며 "호치민ㆍ하노이 등지의 22개 직영 매장을 중심으로 상류층 공략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락앤락은 오는 2014년까지 베트남을 동남아시아 및 호주 시장 공략을 위한 생산기지로 조성할 방침이어서 지속적인 생산 확대도 전망된다. 베트남 화장품시장 1위 기업인 LG생활건강은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제품 고급화'로 전격 선회했다. 올해 출시할 주요 제품은 '후 비첩 자생에센스'와 '오휘 셀파워 넘버원 에센스' 등으로 모두 개당 100달러가 넘는 고가의 제품이다. 업체 관계자는 "평균 국민소득은 매우 낮지만 현지 소비패턴이 빠르게 변하고 있어 프리미엄 시장으로 선회해야 할 단계"라며 "향후 국내와 동일한 고급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시장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 의류생산기업이자 중국 의류시장 2대 강자인 이랜드그룹도 내년부터 베트남에 자체 의류 브랜드를 출시해 시장 공략에 착수한다. 이를 위해 베트남 상장 의류기업인 '탕콤'을 인수한 바 있는 이랜드는 현재 추가적인 인수ㆍ합병(M&A)도 고려 중이다. 앞서 업체는 중국에 이은 매출 신화를 이어갈 지역으로 신흥강국 인도와 더불어 베트남을 선정하고 2020년까지 각각 1조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탕콤은 다수의 부동산과 증권 자회사 등을 보유한 기업이어서 새로운 형태의 성장 스토리가 쓰여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기업 중 최대 생산규모를 자랑하고 있는 한세실업은 올해 띠엔장 지역에 세 번째 신규 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한세실업은 신규 공장 착공을 통해 빠르면 올 하반기 중 제조업체개발(ODM) 의류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근면하고 숙련된 노동 인력'이 풍부하다는 게 베트남 생산법인에 대한 업체의 평가. 이밖에 업체는 오프라인 자회사를 통해 베트남 내수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이 노동집약산업의 생산기지와 내수시장의 신장 가능성으로 모두 주목 받으면서 국내 의류ㆍ용품 기업들의 진출이 만개했다"며 "유통ㆍ식품 업체에 이어 제조업체들까지 가세함에 따라 베트남 경제의 낙관적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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