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인구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노인환자를 돌보는 전문화된 의료서비스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그 결과 수많은 노인 요양병원이 설립돼 지난해 기준 1,068개의 요양병원이 설립됐으며 23만여명이 입원해 의료서비스를 받고 있다.
요양병원 수가 늘어난 만큼 다양한 노인성 질환이 치료군으로 고려돼 적절한 치료가 시행돼야 하지만 요실금과 같은 배뇨장애 질환은 질환의 심각성을 고려했을 때 경시되는 경우가 많다. 정상적인 노화 현상으로 치부돼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 아니라는 인식이 강하고 요양병원 내 전문적인 치료를 시행할 비뇨기과 전문의들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배뇨장애 노인들 치료 제대로 못받아
요양병원 환자의 요실금 유병률은 46%로 2006년 기준 국내 요실금 유병률인 16%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보이며 노인이 요양시설에 입소하게 되는 주요 요인으로 보고되고 있어 결코 가볍게 여길 수만은 없다. 또한 요실금은 노년층의 주요 사망원인인 낙상과 골절의 위험을 20~30% 증가시키고 삶의 질을 급격히 하락시켜 적절한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질환이다.
한국노년학회의 자료에 의하면 요실금 여성의 83%가 요실금으로 인한 불편함으로 삶의 질이 저하된다고 대답했고 67%는 활동 정도, 53%가 신체상태, 50%가 정신적 영향의 삶의 질이 저하된다고 대답했다. 또한 요실금 환자의 50%가 경도 이상의 우울증으로 조사돼 요실금으로 인한 극심한 삶의 질 저하를 경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요실금이 육체적ㆍ정신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끼침에도 불구하고 요양병원 입원환자 10명 중 8명 이상은 요실금에 대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방치되고 있다. 요양병원도 이런 상황들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리의 용이성ㆍ경제성ㆍ인력 등의 원인으로 적극적인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행 '요양병원 행위 급여목록 상대가치점수 및 산정지침'에 따르면 요양병원 전문의 가산은 내과ㆍ외과ㆍ신경과ㆍ정신과ㆍ재활의학과ㆍ가정의학과ㆍ신경외과ㆍ정형외과 등 8개 과목에만 한정돼 있어 정부의 지원 없이 요양병원 스스로가 비뇨기과 전문의를 배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크다.
비뇨 전문의 의무배치 앞당겨야
요실금은 적절한 치료만 수반된다면 얼마든지 증상 개선이 가능하며 종류에 따라 완치도 가능해 더 많은 고령 환자들의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 또한 비뇨기과 전문의가 의무배치된다면 체계적인 배뇨장애 및 비뇨기계 질환 치료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어 한 차원 높은 의료서비스가 제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스로 배뇨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이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전제조건이며 동시에 인간의 존엄성과도 직결된 문제이므로 더 이상 요실금과 같은 배뇨장애 질환을 등한시해 노인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거나 더 심각한 질환을 키우는 일이 없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