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부동산 불황기 투자 주택 임대사업 "딱이네"

"세제혜택 받기 쉽고 안정적 고정수익까지 가능하죠"

분당, 일산 등의 1기 신도시 아파트는 서울 접근성이 높아 임대 수요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매매 가격 대비 전세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 매입 임대사업에 적격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분당신도시 전경.



야구 격언 중에'우승을 하려면 스몰 볼(small ball) 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말이 있다. 스몰 볼은 일본의 전설적인 홈런왕인 오 사다하루(왕정치ㆍ王貞治)가 주창한 야구 스타일이다. 장타나 홈런보다 단타, 번트, 도루를 축으로 팀 플레이를 극대화시켜 경기를 풀어나간다는 전략이다. 화려하고 재미있는 야구보다 이기는 야구에 중점을 두는 방식이다. 부동산 불경기가 지속되고 있다. 불경기에는 '스몰 볼' 스타일의 야구 전략이 먹혀들 만 하다.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가격 급등과 이에 따른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가 제격이지만 경기가 안 좋을 때는 매달 안정적인 임대수입을 노리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라는 얘기다. '8.29 부동산 대책'을 통해 수도권 매입임대 사업자에 대한 세제혜택 요건이 크게 완화돼 주택 임대사업 환경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불황기에 주택 임대사업으로 매달 안정적인 수입을 올리는 방법을 알아봤다. ■ 부동산 불황기 투자, 주택 임대사업 "딱이네"
'8·29대책'으로 매입임대사업자 요건 완화
올들어 주택가격 급락한 분당 등 수도권서 전세가 비율 높은 역세권 소형 골라볼만
'방망이를 짧게 잡고 쳐라' 안타를 치지 못해 슬럼프에 빠진 야구선수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앞날을 장담하기 어려운 부동산 투자자들도 귀담아 들을 만한 얘기다. 부동산 불경기에는 고수익, 즉'홈런'을 노리는 투자 보다는 주택 임대사업처럼 매달 안정적으로 고정수익을 올릴 수 있는'단타'나 '번트' 같은, 작지만 보다 효과적인 투자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주택 임대사업 환경이 많이 좋아졌다. 주택거래 활성화 등을 위한 정부의'8.29 대책'발표로 수도권(서울 제외) 주택 임대 사업자가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이 크게 완화됐다. 이번 조치로 수도권 중소형 주택은 대부분 세금 혜택을 볼 수 있게 됐고, 최근 수도권 1기 신도시처럼 주택 가격이 단기간에 급락한 곳은 향후 부동산 경기가 정상화될 경우 시세차익도 기대해 볼 수 있는 매력이 있다. ◇매입임대사업자 세제혜택요건 완화= 매입임대주택 사업자로 매달 안정적인 임대수입과 세금혜택을 누리려면 관할 시ㆍ군ㆍ구와 세무서에 임대사업자 및 사업자 등록을 해야 한다. 임대사업자 등록은 단독주택 1채 이상이면 가능하다. 하지만 양도세 감면 등 세제혜택을 받으려면 일정 요건이 필요하다. 이번'8.29대책'에서 완화한 수도권(서울 제외) 매입 임대사업자의 세제혜택 요건을 보면 기존에는 전용 85㎡이하 주택 5채 이상을 10년 이상 임대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3채 이상을 7년 이상 임대하면 된다. 대상주택의 공시가격도 3억원 이하에서 6억원 이하로 완화해 범위를 넓혔다. 임대사업을 위한 주택은 취득 당시 가격이 기준이다. 이 조건을 만족하면 임대 사업자는 종합부동산세도 면제 받고 양도세 중과도 피할 수 있다. 장기보유 특별공제(최고 30%)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단 사업대상 주택이 모두 같은 행정구역에 있어야 한다. 매입임대 사업자가 세제혜택을 받을 때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우선 임대주택을 매입한 뒤 30일 이내 임대사업자로 등록해야 한다. 또 취득일로부터 2개월 이내에 이전등기를 하지 않거나 임대 시작일로부터 5년 이내 주택을 임대 외의 용도로 사용하거나 팔면 감면세액을 추징당한다. ◇수도권 신도시에서 사업해 볼만=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으로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 임대 사업이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임대 사업자가 세금 혜택을 볼 수 있는 주택가격 및 임대기간이 완화돼 초기 투자비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예컨데 개인 임대사업자가 수도권에서 2억~5억원대 수준인 전용 85㎡이하 아파트 3채만 매입해 임대해도 임대수익과 세금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게 됐다. 특히 올해 들어 주택가격이 크게 떨어진 분당, 평촌 등 수도권 1기 신도시 임대사업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이들 지역은 매매가격은 크게 떨어진 반면 전세가는 대부분 올라 투자비용 측면에서 임대사업을 하기에 아주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 이들 신도시내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공시가격 6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이 별로 없다. 임대의무 기간만 끝나면 양도세 부담 없이 되팔 수 있어 향후 부동산 경기만 살아나면 시세차익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분당의 경우 연초보다 매매가격이 2.9% 떨어진 반면 전세가격은 4.16% 올랐다. 분당 금곡동 청송마을 주공9단지 전용 36㎡는 1억6,000만원 선에 매물이 나오는데 임대료는 보증금 2,000만원에 월 70만~80만원 선이다. 집을 사서 임대할 경우 세전 수익률이 연 6~7% 정도라는 것이다. 조민이 스피드뱅크 팀장은"매매-전세가격 차이가 줄어들면 그 만큼 초기 투자비용 부담이 줄어들어 최근 주택가격 하락 폭이 컸던 신도시 아파트를 중심으로 임대사업자가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임대수요 많은 역세권 소형주택이 유리= 임대사업자가 주택을 매입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은 우선 임대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는 지역과 주택형을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임대사업을 위해서는 집값이 다소 비싸더라도 임대 수요가 충분한 역세권 아파트를 구입할 것을 권했다. 수도권의 경우 아무래도 서울로 출퇴근이 편리한 곳에 전세 수요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높은 지역을 고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전세 가격이 그 만큼 강세를 보인다는 것은 안정적인 임대 수요가 있다는 얘기다. 현재 수도권 평균 전세가격 비율은 45%선이다. 산본, 일산 등 1기 신도시와 평택, 군포 등은 전세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 임대투자에 유리한 조건을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 대부분의 신도시처럼 이 지역도 주거여건이 좋은데다 서울로의 접근성이 뛰어나 신혼부부와 직장인 등 젊은층의 전세 수요가 많은 것이다. 주택형도 중형 보다는 임차인을 구하기 쉬운 소형 평형이 유리하다. 부동산정보업체 내집마련정보사 양지영 팀장은"수도권 임대사업은 양도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 고민을 덜 수 있는 데다 연 6~10% 가량의 임대 수익도 올릴 수 있어 다주택자의'재테크 1순위'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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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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