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중국 거점기지로 큐빅 시장 1위우뚝

■ 청도의 '다이아몬드' 극동보석<br>베트남·태국 공장도 설립 추진 3년내 수출 1억달러 목표<br>원석 채굴부터 제조까지 세계 유일 원스톱 체제 갖춰

지난 24일 극동보석의 중국 청도 공장 내 전시관에서 김동극 대표가 영화'도둑들'에 제작, 협찬한 모조 보석 '태양의 눈물'을 소개하고 있다. 홍준석기자

중국 청도 유정공항공업단지에 위치한 극동보석. 영화 '도둑들'에 나오는 희귀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만든 업체다.

일반 소비자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극동보석은 전세계 쥬얼리 시장에선 모조 보석인 큐빅지르코니아(CZ)를 생산하는 세계 1위 큐빅 제조사로 명성이 자자하다. 보석 가공, 판매 뿐 아니라 원석 생산 공장도 보유해 세계에서 유일한 큐빅 풀라인업 체제를 갖춘 업체이기도 하다.


'태양의 눈물'이 "진짜가 아니냐"는 문의를 받을 만큼 극동보석의 강점은 뛰어난 품질력이다. 지난 24일 청도 공장에서 만난 김동극 극동보석 대표는 "원석 재단, 커팅, 왁싱ㆍ캐스팅, 세팅 등 12단계 공정마다 완벽한 품질검사가 이뤄진다"며 "다이아몬드 감정기에 넣어도 잘 구별되지 않을 만큼 진짜 보석과 비교해 손색이 없다"고 자신했다.

현재 미국ㆍ영국ㆍ독일ㆍ일본 등지에 월 10~20만개 제품을 주로 OEM방식으로 수출하고 있다. 최근엔 물량이 달려 베트남 하노이에 제 2공장을 짓고 있고, 태국 방콕에도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특히'키에라'라는 자체 브랜드를 개발해 아시아나항공 기내에서 판매하는 등 독자사업 영역을 넓혀 가고 있으며, 유럽 브랜드 인수도 추진중이다.

이 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최근엔 세계적 크리스탈 쥬얼리 브랜드인 스와로브스키와도 손을 잡고 아마존닷컴에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 수출 규모가 5,000만달러 가량 된다"며 "3년 뒤에 1억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석계의 성공한 롤 모델'이라는 평가를 듣는 극동보석의 성공은 고비 때마다 난관을 돌파한 김 대표의 결단이 있기에 가능했다. 1979년 7명의 직원으로 출발한 김 대표는 지인으로부터 큐빅의 사업성을 듣고 보석 가공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후발주자들로 인해 경쟁이 치열해지자 해외판로 개척에 나섰고, 고품질과 저렴한 가격은 바이어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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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잠시, 인력확보 등으로 사업환경이 나빠지자 김 대표는 해결책으로 1993년 생산기지를 중국으로 옮겼다. 당시만해도 중국과의 수교 직후라 성공을 확신할 수 없었지만 김 대표는 미래를 내다보고 승부수를 던졌다. 극동보석은 한국 기업 중 24번째로 청도에 진출한 업체다.

결국 중국의 풍부한 인력은 수작업인 보석 제조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계기가 됐고, 낮은 인건비도 수익성에 큰 도움이 됐다. 극동보석의 청도 공장 규모는 1만3,600㎡로, 근로자는 한때 2,500명에 달하기도 했다. 지금은 1,500명 수준.

김 대표의 보석 디자인에 대한 투자도 극동보석의 성장 비결이다. 다른 보석업체들이 제품 생산에만 급급할 때 김 대표는 "보석업체가 성장하기 위해선 남다른 디자인 기술이 있어야 한다"며 보석 디자이너 양성에 눈을 돌렸다.

미국 보석 감정디자인 교육기관인 GIA 한국 분교를 유치한 것이 대표적 경우다. 졸업생만 수 천명에 달한다. 극동보석의 디자이너는 현재 30여명에 이른다. 중국 진출 이후엔 세계적 수준의 디지털 디자인 작성 시스템도 갖췄다. 당시엔 굳이 비싼 돈을 들일 필요가 없었지만 김 대표는 디자인 차별을 위해 과감하게 선진기술을 도입한 것이다.

극동보석의 성장 동력인 평택 원석 소재 공장도 김 대표의 결단이 낳은 결과물이다. 그동안 미국과 러시아에서 원석을 조달해 왔지만 번번히 품질관리, 가격협상, 납기, 신제품 개발 등에 차질을 빚자 김 대표는 원석 생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주위에선 무모하고 위험성이 크다며 모두 반대했지만 직접 원석생산을 시도하며 수 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2006년 평택에 당당히 원석 소재 공장을 갖추게 됐다.

이를 통해 극동보석은 큐빅 원석 생산 및 가공, 주얼리 완제품 개발과 제조, 전 세계를 아우르는 판매망까지 보석 전 업종에 걸쳐 입지를 구축하며 세계 1위 큐빅 제조업체로서의 면모를 완성하게 됐다. 김 대표는 "세계 유일의 원스톱 생산 및 판매 체제를 갖춘데다 중국 공장 외 베트남, 태국 공장 설립이 예정돼 있고, 점차 다이아몬드 품질에 맞먹는 큐빅지르코니아의 수요가 높아지는 등 호기를 맞고 있다"며 "극동보석이 제2의 도약기를 맞아 더욱더 글로벌 경영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홍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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