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호텔신라 「실패도 모으면 자산…」 출간

◎“실패를 통해 성공을 얻는다”/9개월간 총 52개 사례 모아/「우수실패자」 에 격려상금도『미수연 행사시 「아버님, 어머님 만수무강 하옵소서」라는 현수막을 사용하였는데 뒤늦게 어머님이 일찍 돌아가신 것을 알고 어머님 자리에 흰종이를 붙였다. 위기를 모면했지만 어색했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철저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시미즈라는 중국요리는 꼭 개구리알처럼 생겼다. 선배들에게 물어봤는데 모두 개구리 알이라고 해서 그대로 믿었다. 때마침 고객이 그 요리의 이름을 물어보셨다. 당연히 개구리 알이라고 대답했다. 옆에 있던 선배가 황급히 설명했지만 이미 고객은 음식을 토하는 등 일대 소동이 빚어졌다. 시미즈는 개구리알이 아니라 나무열매의 일종이었던 것. 상품에 대한 정확한 지식 파악과 함께 서비스와 직결되는 것으로 장난을 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호텔신라가 직원들의 실수사례를 모은 책 「실패도 모으면 자산이 된다」를 펴냈다. 일종의 양심고백록인 셈이다. 고객 양복에 소스를 쏟아 허둥댄 일, 서빙하는데 유니폼의 단추가 툭 떨어져 음식에 빠져 어쩔 줄 몰라 하던 일 등등…. 지금은 웃으면서 말할 수 있지만 당시는 얼마나 황당했을까하는 에피소드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 책의 발간은 이길현사장(68)의 제안에서 비롯됐다. 지난 1월 부임한 이사장이 취임사에서 『정말 전통있는 회사는 실패사례를 잘 관리하는 회사』라며 『그동안의 실패사례를 모아 후배들이 똑같은 우를 범하지 않도록 해보자』는 의견을 내놨던 것. 이후 서울·제주호텔의 전직원들을 대상으로 9개월동안 사례를 모았다. 「기본지키기」「원가의식」「고객만족」「국제화」「자기중심적 사고」「커뮤니케이션」「상품지식」 등 7개의 주제별로 총 52명의 실패사례가 담겨있다. 호텔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고객의 불만토로. 따라서 직원은 당연히 자신의 실수를 숨기려고 하게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호텔신라의 자기반성은 최고의 호텔로 거듭나고자 하는 임직원들의 각오를 느끼게 한다. 실패사례를 모으고 그중 교훈이 될 만한 것들을 추려 책으로 엮어낸 신경영추진팀의 송병호 팀장(35)은 『실패는 범함으로써 나쁜 것이 아니라 감추기 때문에 나쁜 것』이라고 전제, 『특히 실패한 한명에게 벌을 주는 것은 그 회사 조직원 전부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출간의 의미를 부여했다. 호텔신라는 이번에 게재된 우수(?) 실패사례자들에게 상금과 상장을 주며 격려했다. 연말까지 2편격인 「실패하는 자가 아름답다」를 발간할 예정이다.<이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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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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