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잡초 찬가

얼마 전 대대로 농사를 가업으로 삼아온 분한테서 농사를 짓는 일은 한마디로「풀들과의 전쟁」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 중에서도 잡초는 어찌나 생명력이 강한지 독한 농약을 들이붓다시피 하여도 비만 한 번 오고나면 그만이라면서 만물의 영장인 인간도 잡초한테는 어쩔 수 없다는 하소연이었다.그러나 생각해 보면 신토불이라는 말도 있듯이 우리 민족은 바로 이 잡초같은 근성이 있었기에 단시일 내에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으며, 대표적인 예로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보험산업을 세계 6위까지 끌어올렸으니 그분한테는 미안한 말이지만 잡초근성이야말로 우리 민족에게 꼭 필요한 장점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나라 보험시장은 지난 88년 경제적 수요심사제에 따라 시장을 개방한 이래 이제는 일본도 하지 않은 크로스보더까지 허용한 완전 개방 상태이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외국 생보사에 시장을 잠식당하지 않고 성장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온실 속에서 자란 타금융권과는 달리 생활설계사들이 발로 뛰면서 고객을 창출하고 보다 나은 서비스로 잡초같은 생명력을 지녀왔기 때문이며, 나아가 우리 국민의 특성에 맞는 좋은 상품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현재 국내에 진출한 외국 생보사들의 상품은 거의가 종신보험이지만 우리가 개발한 상품은 고객의 니드(필요)와 이익을 우선으로 한 다양하고 전문화된 상품일 뿐만 아니라 예정이율이나 배당금에서도 단연 최고의 수준이다. 또한 세계 최초로 교육보험을 창안한 것은 물론 단일상품으로 200만건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운 「차차차교통안전보험」 같은 상품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 상품이 훨씬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시장개방이라는 대세에 밀려 각 분야에 자본력을 앞세운 외국기업들의 진출이 급속히 확산될 전망이고 보험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고객만족경영을 강화하고 우리에게 맞는 상품개발로 대응해 나간다면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땅 어디서나 저절로 나서 자라면서도 어떠한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끈질긴 생명을 이어가는 잡초처럼 우리 보험산업은 강인한 생명력이 있기에 오히려 더욱 꿋꿋이 발전해 나갈 것을 나는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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