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실물경기의 호전 추세가 뚜렷하다. 수출, 생산 및 가동율이 증가하는 반면 재고는 급격히 줄고 있다. 「신3저」와 반도체, 자동차 등의 수출 증가에 힙입어 11월 들어 수출이 1.5% 증가하고 12월에는 3.7%로 증가폭이 더욱 커졌다. 특히 수출용 원자재의 수입증가는 수출 호조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산업생산도 7월 이후 꾸준히 개선되는 추세. 마이너스 10%를 웃돌던 산업생산은 9월에 0.1% 증가한데 이어 11월에는 98년 중 가장 높은 1.4%의 증가를 보였다. 가동률도 11월에 68.8%로 10월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반면 재고감소율이 11월에 마이너스 16.3%에 달하면서 기업들의 재고부담이 감소해 앞으로의 생산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기업과 가계의 경기실사결과는 최근 나타나고 있는 일련의 실물경제의 회복 조짐과 일치하고 있어 소비심리 및 투자심리도 서서히 되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은행의 「98년 4·4분기 소비자동향 조사」결과 소비자들은 현재 그리고 향후 6개월 동안의 가계 생활 형편과 국내 경기는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전분기 조사에 비해서는 그 정도가 다소 완화됐다. 향후 6개월동안 소비지출을 지난 6개월치보다 줄일 계획이라고 응답한 소비자도 지난 분기보다는 감소해 고용불안으로 얼어붙은 가계의 소비 심리 위축정도가 다소 풀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기업경기조사 결과도 냉각된 투자심리가 다소 회복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98년 4·4분기 중 기업경기는 전분기에 비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99년 1·4분기중에는 경기부진 완화가 더욱 뚜렷해질 전망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98년 4·4분기 중 기업경기는 매출·생산·채산성 등이 전분기에 비해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98년 4·4분기중 제조업 업황 경기실사지수(BSI)는 전분기 47에 비해 크게 높은 69로 조사돼 경기부진이 완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수출기업 뿐만 아니라 내수기업의 업황 BSI도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은 내수부문의 경기가 호전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가동률 BSI는 전분기의 42보다 크게 높아진 62로 조사돼 가동률이 상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재고 BSI는 전분기(122)보다 낮은 111을 기록, 그동안의 지속적인 재고감소로 기업들의 재고부담이 상당폭 해소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한마디로 재고가 감소하고 가동률과 생산·매출이 증가하는 경기회복의 초기단계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이 경기실사지수에서 명확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런 소비심리와 투자심리의 회복을 거품소비, 과잉투자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사실상 현재는 소비심리가 조금 개선된 정도로 소비지출이 실제로 증가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태이다. 이 상태에서 이를 과소비로 단정해 정부가 정책기조를 바꾼다면 우리 경제는 큰 대가를 지불할 수 밖에 없다. 소비는 국내총생산의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소비가 살아나지 않으면 결코 경제회복이 될 수 없고 수 많은 사람들의 생계가 달린 실업문제를 해결할 도리가 없다. 만약 정부가 부양책을 포기한다면 일본이 경기가 살아나는 기미를 보였을 때 소비세를 인상한 우(愚)를 우리가 범하는 꼴이 되고 만다.
일본은 이로 말미암아 다시 한번 더 극심한 경기침체를 경험했다. 소비세를 인상하여 재정적자를 줄이려다가 오히려 경기침체로 재정적자마저 기하학적으로 늘어나고 말았다. 현재 일본정부는 재정적자 확대를 감수하고 소비진작을 위해 상품권까지 나누어주려고 까지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말아야 할 것이다.
정부의 정책방향은 경기의 진폭을 줄이는 것이 기본이다. 마이너스 성장과 고실업을 겪고 있는 현상태에서 이를 부추기는 정책으로 방향이 선회되지 않은 정부의 최근 결단은 현명한 것으로 판단된다. 정작 수정을 검토해야 할 정책은 현시점에서 외자유치책을 지속할 것이냐 여부일 것이다.
【曺達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금리동향 지난 주 시장금리는 등락이 엇갈렸다. 국고채와 회사채 등 장기금리는 상승세를 보인 반면 CD, CP 및 콜금리 등 단기금리는 하락세를 보이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장기금리가 오름세로 반전된 것은 그 동안 큰 폭으로 떨어진데 따른 바닥권 심리가 형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금리하락에 대해 한국은행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 주요인. 경기회복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금년 경제성장률이 3.2%에 이를 것이라고 한국은행이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하자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추가금리인하에 반대하는 입장을 확고히 한 것으로 보고 그 과정에서 경기거품 논쟁이 불거지자 장기금리는 상승세로 급반전했다. 여기에 브라질과 러시아의 금융위기로 국제금융시장 불안까지 가세해 상승폭을 크게 했다. 반면에 콜금리는 재경부와 한국은행간 경기논쟁의 와중에서 소폭의 하락세를 보였고 여타 단기금리도 하락세를 유지했다. 이에따라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아지는 장단기금리 역전현상은 며칠만에 해소됐다.
이번 주에는 지난 주 급등한 장기금리의 상승세가 주춤해질 것으로 보이고 콜금리도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사태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고 한국은행의 경기거품 우려에 대해 정부가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금리상승세는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기논쟁에 결말이 나고 금리운용에 대한 정부방침이 확실하게 드러날 때까지는 시장금리는 현 수준에서 당분간 조정국면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제공:삼성경제연구소 경제동향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