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11월 2일] 새로운 비정상(new abnormal)

몇몇 저명한 경제학자들은 미국인들이 저성장과 고실업률이라는 ‘새로운 표준(new normal)’에 적응하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3ㆍ4분기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이 표준에 딱 들어맞았다. 2%라는 성장률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는 데는 너무 낮은 수준이다. 그나마 미 GDP에서 70%의 비중을 차지하는 소비지출 증가에 힘입어 지난 2ㆍ4분기 GDP 성장률(1.7%)보다는 소폭 증가할 수 있었다. 개인 투자, 수출, 수입은 모두 떨어졌다. 고정개인투자는 미 성장에 고작 0.1%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ㆍ4분기 2.06%보다 하락한 수치다. 정부 지출도 떨어졌다. 정부 지출은 미 GDP의 대략 3분의1 정도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지표는 미 경기의 전체 규모가 여전히 정점을 찍었던 지난 2007년 4ㆍ4분기를 능가하지 못한다는 것을 뜻한다. 근 3년간 침체에 빠져 있는 것이다. 이는 최근 경기침체에서 벗어나 빠르게 회복가도를 달리고 있는 다른 나라들과 대조된다. 또한 1980년대 초 회복세와 비교해봐도 현재 회복세는 너무 미미하다. 1980년대 초 당시 경기침체 수준은 지금과 거의 필적했고 실업률은 10.8%로 되레 훨씬 높았다. 그러나 1982년 4ㆍ4분기를 시작으로 연속 5분기에 걸쳐 미 경기는 연 평균 경제성장률 8%를 웃돌며 빠르게 상승했다. 2009년 경기부양책을 고안했던 신케인지언들은 이러한 비교를 거부한다. ‘지금의 경기침체는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매우 독특한 경우’라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변명은 검증되지 않는 경기부양책으로 경기후퇴를 자초한 민주당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과 다름없다. 또 건강보험개혁으로 야기되는 막대한 정부 지출, 금융산업에 가해지는 규제, 증세 연장 등 미국 전역을 강타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생산적 논의를 가로막는다. 이번 중간선거가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된다면 미 국민들은 이러한 ‘경제결정론주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2%의 경제성장률과 9.6%라는 실업률에 넌더리를 내고 있다. 2일 그들은 우리가 ‘새로운 비정상(new abnormal)’이라 부르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며 투표장으로 발길을 옮길 것이다. 그리고 올바른 선택을 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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