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방송중인 SBS드라마 '신사의 품격'은 한국판 남자버전의 '섹스 앤 더 시티'로 평가 받으며 인기를 얻고 있다. '섹스 앤 더 시티'가 뉴욕에 사는 커리어우먼들의 속내를 보여준 것이라면 '신사의 품격'은 불혹을 넘긴 꽃중년들의 사랑과 삶을 다루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4명의 남자주인공들이 보여주는 스타일. 그들을 아저씨와 구분 지어 '꽃중년'이라 부르게 만들고, 설레는 마음으로 바라보게 하는 것은 옷차림과 스타일 때문이다. 일에서 성공한 남자를 보여주는 데도 그 같은 이미지가 중요했다.
패션잡지 편집장이자 경력 20년차의 베테랑인 저자가 남자의 패션을 포함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조언을 내 놓았다. 대한민국 남자들을 위해 '옷 잘 입는 법'을 가르쳐주는 이 책은'패션테러리스트'라 불리며 스타일 때문에 불이익을 당하는 사람들을 도와주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스티브 잡스가 우리에게 남긴 것은 애플뿐 아니라 '너드룩(Nerd Look)'이라는 그만의 패션도 있다. 이세이 미야케 검정색 반 터틀넥과 리바이스 501 청바지, 뉴발란스 993 운동화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잡스가 말쑥한 수트 차림으로 프리젠테이션을 했다면 지금 같은 열광을 얻지 못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저자는 무작정 어떤 식으로 입어야 한다고 지시하지 않는다. 단순히 연예인처럼 따라 하는 옷차림도 경계한다.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옷차림으로는 로고가 프린팅 된 티셔츠, 반짝이는 은회색 한 벌의 '은빛 갈치' 수트, 큐빅 박힌 넥타이, 등산복으로 일관하는 주말 패션 등을 지적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저자가 주장하는 스타일이란 1차적으로 자신을 만족시키고, 나아가 패션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어떻게 자신의 삶을 즐기게 되는지, 또한 옷차림 때문에 불이익을 받지 않고 영리하게 살아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성찰이다. 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