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내관객 한국·미국영화만 편식

1분기 전체관객의 98.5%한국영화가 호황을 이루는 가운데 영화 편중현상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최근 2002년 1/4분기 영화 흥행 결과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 영화의 관람객이 전체 관객의 98.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 같은 기간 한국/미국 영화의 관람객 점유율 81.9%와 비교해볼 때, 국내 영화관람이 올해 이들 영화로 몰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전체 관람객은 2001년 1/4분기 680만명에서 2002년 같은 기간 950만명으로 늘어났지만, 미국/한국을 제외한 지역의 영화 관객은 오히려 124만명에서 15만명으로 무려 90%나 감소 했다. 이런 편중 현상은 국내에 개봉되는 영화의 출신지역을 보더라도 금방 확인할 수 있다. 소위 예술영화라고 할 수 있는 유럽영화와 일본 중국 동남아 남미 지역의 영화는, 올해 들어 서울 극장가에서 관람하기가 더욱 힘들어 지고 있다. 동시에 영화 소개 정보 또한 미국과 한국 영화에 치우쳐 있어, 관객들은 이들 영화를 놓치기 일쑤이다. 일례로 올해 이란 영화 '서클'은 베니스 금사자상을 수상하여 작품성을 인정받았음에도 한 개관에서 개봉하여 서울 관객 1,900명을 기록하였다. 또한 프랑스 세자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줄리엣을 위하여'도 한국에서는 단 700명만 관람했다. 작년 말에 개봉한 멕시코 영화 '아모레스 페로스'도 역시 700명이 관람하고 막을 내려야 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를 이끈 원인으로, 한국과 미국 상업 영화의 물량 공세와 적극적 마케팅으로, 기존 예술 영화에 대한 관객노출 혹은 마케팅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감소한 것을 첫손으로 꼽고 있다. 한국 영화 제작과 국내 배급의 산업적 토대 구축에 체계적인 마케팅이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국내 영화 상영 시장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그 이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국내의 열악한 상황에서도 희귀영화를 상영하는 시네마테크와 예술성을 갖춘 상업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에서, 고른 영화 보기를 위한 다양한 영화 상영은 계속되고 있다. 몇몇 예술영화 전용관과 씨네큐브는 시장의 요구를 거부하지 않으면서도 작품성 있는 영화 소개를 꾸준히 하고 있다. 경쾌하게 대중에 다가가면서도 날카로운 메시지를 놓치지 않는 '빵과 장미'(사진), 영화적 재기가 돋보이는 '레퀴엠'등이 침체된 국내 수입예술영화 상영을 활기차게 만들어줄 것으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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