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골프 회원권 시장은 상반기 핑크 빛 호황, 하반기 암울한 불황 등 극명한 대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최고 20% 이상의 상승률을 보이며 재테크 수단으로까지 각광 받던 골프장 회원권 시세는 5월 이후 급락세로 반전, 언제 벗어날 지 모를 ‘하락 올가미’에 묶이는 바람에 연 평균 6.5%의 내림폭을 기록했다.
월드회원권거래소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04 골프 회원권 시장 분석 자료를 냈다. 이 자료에 따르면 11월말 현재 회원권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전국 113개 골프장 회원권 가격은 지난 1월에 비해 ▦수도권 84곳이 평균 6.2%, ▦영남권 18곳은 6.9% ▦호남 및 제주 권 11곳은 3.7%의 가격 하락을 나타내 한해만 두고 볼 때 전례 없는 약세를 드러냈다.
최근 수시 조정된 기준시가가 평균 9.1% 하락 폭을 보였던 것에 비해 그 폭이 적은 것은 올해 한번이라도 분양가로 기재됐던 골프장은 자료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하반기에 왜 급락했나=4월말까지 골프장 회원권 시세가 오름세를 유지한 것은 2003년 하반기의 상승세가 이어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시 중저가 회원권으로 10% 이상의 시세 차익을 남긴 사례가 속속 알려지면서 저금리 시대를 이겨낼 투자처로 골프장 회원권이 주목을 받았던 것.
그러나 유가 상승과 주가하락 등으로 주춤거리던 시세가 장기적인 경기 침체 여파로 하락세로 반전됐고 매도 물량은 늘고 매수세는 종적을 감추면서 시장이 침체됐다. 정부의 골프장 대폭 증설 발표로 ‘회원권 무용론’까지 제기되며 매수 심리가 얼아 붙었던 것도 원인이다.
■지역별 편차도 심해=수도권 3억원 이상의 고가 회원권이 영향을 덜 받은 반면, 지방의 1억원 이상 고가 회원권의 하락 폭은 컸다. 특히 수도권 고가 회원권은 연초 대비 평균 31만원만 떨어져 전체적인 불황에도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그러나 지방의 1억원 이상 고가 회원권은 연초 평균 1억3,070만원에서 1억1,572만원으로 11.5%나 떨어져 지역 및 가격대별 회원권 분류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비해 지방의 1억원 이하 저가 회원권은 오히려 하락 폭이 적어 눈길을 끌었다.
이는 부유층이 밀집해 있는 수도권과 달리 지방의 경우 경기 침체가 심화될수록 회원권 구입 및 보유 여력이 상대적으로 크게 감소, 고가 회원권이 외면 받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성ㆍ주중 회원권은 강세=일부 골프장에만 있는 여성 회원권은 연초대비 소폭 상승해 눈길을 끈다. 김포씨사이드의 여성회원권은 연초 대비 3,184만원(24.9%)이나 오른 1억5,977만원의 시세를 보였고 뉴코리아의 여성 회원권도 14.5%(1,998만원)나 올라 1억5,758만원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과 한양, 안성의 여성 회원권도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여성회원권 중에도 태광, 남서울, 리베라 등은 하락했다.
주중 회원권도 정규 회원권에 비해 최근의 하락 폭이 적고 연초에 비해서는 아직도 3.2% 정도 오른 가격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여성회원권이나 주중 회원권 모두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아 시세 변동이 크지 않고 매수 층이 전문직이거나 연령이 높아 경기흐름에 민감하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내년에도 회원권 시장이 회복되지 못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 회원권 매수 심리가 단번에 회복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