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여 밀담, 대화내용은 함구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3일 서울 상도동 자택으로 김영삼(YS) 전 대통령을 전격 방문, 신년인사를 하고 최근의 정국 동향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이번 이 총재의 방문은 지난해 1월28일 안기부 비자금 파문 당시 회동한 이후 처음이며 이날 회동은 조찬을 겸해 1시간여 동안 단독으로 진행됐다.
남경필 대변인은 회동 후 "두분은 국정에 관해 여러 말씀을 나눴고 김 전 대통령은 여러가지 좋은 말씀을 했으며 이 총재는 '기회가 닿는 대로 자주 찾아 뵙겠다'고 말했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양측이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YS 대변인격인 박종웅 의원은 "두분이 여러 유익한 이야기를 했고 이 총재는 앞으로 자주 김 전 대통령을 찾아 뵙고 여러가지 상의를 드리겠다는 말을 했다"면서 "김 전 대통령은 '다음 대통령은 누가 되든 여러가지 어려운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또 '이 총재가 김 전대통령에게 대선에서의 협조를 요청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발표한 것을 가지고 유추해석 해달라"고 언급했다.
두 사람이 회동을 마친 뒤 김 전대통령은 평소처럼 대문밖까지 나가 이 총재를 배웅하다가 갑자기 이 총재의 손을 잡아끌고 대문안으로 들어가 1분가량 밀담을 나눴으나 양측 모두 대화 내용에 대해 함구했다.
이 총재는 7일 오전 노태우 전 대통령, 8일 오후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을 연희동 자택으로 방문할 계획이다.
이 총재의 YS 방문은 지난달 27일 문민정부 시절 장ㆍ차관 모임인 마포포럼 송년회에서 조우한 뒤 1주일만에 이뤄진 것으로, 당시 YS가 냉랭하게 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신년 인사까지 간 것은 정계 일각에서 가능성이 거론되는 '반(反) 이회창 연대'를 저지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 총재는 이날 오후 폐암으로 경기도 일산의 암센터에서 투병중인 코미디언 이주일씨를 방문, 위로했다.
양정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