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기업 모델에도 변화를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연휴를 신규사업을 구상하는 시간으로 많이 활용한다. 필자 또한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사업을 위해 지난 추석 연휴 동안 몇 권의 책을 읽었다. 그중 한 권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외도’라는 책이다. 거제도에서도 30분이나 더 들어가야 하는 외딴 황무지와 다름없던 섬을 30년간이나 다듬고 가꿔서 정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을 만든 과정을 진솔하게 써내려간 책이다. 한류(韓流)의 원조 격인 배용준의 겨울연가 마지막 촬영지도 이곳이며 3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의 대표적 관광지의 한곳으로 자리 잡은 ‘외도’를 보면서 내가 계획하고 있는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의 동산, 가정을 회복시켜주는 테마 파크 겸 세미나 하우스로 활용할 수 있는 ‘위즈비전랜드’의 건설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기업은 개인 소유물 될수없어 역경과 시련을 이겨낸 내용도 감동 깊었지만 필자의 눈길을 붙잡은 것 중의 하나가 남편의 친구와 동업으로 시작한 섬의 개발이 여러 가지 사정으로 어려워지면서 중간에 친구가 포기하게 되고, 친구와 함께 해도 힘든 일을 남편과 둘이 해나가면서 예상 밖으로 오히려 더 진행 속도가 빨라졌다는 대목이었다. ‘외도’는 바로 요즘 필자의 관심을 끌고 있는 가족기업이었던 것이었다. 어떤 일에 있어서 가족은 다른 어떤 사람보다 더욱 신뢰할 수 있고 전폭적인 협력이 가능하며 혹 실수나 잘못을 했다고 할지라도 그것을 이해하고 감싸주는 관계다. 가족기업은 이런 믿음과 협력ㆍ이해를 바탕으로 형성된 비즈니스 공동체를 말한다. 현대인의 삶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직장이 가장 친밀한 관계인 가족으로 구성돼 가족 특유의 끈끈한 정이 선순환의 에너지가 된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 조사에 따르면 S&P500 기업 중 지난 2000년에서 2004년까지 가족 경영 기업들의 연평균 주가상승률은 4.4%로 평균 지수상승률을 앞질렀다. 실제로 일반인에게 유명한 월마트ㆍ매리어트호텔ㆍ뉴욕타임스 같은 기업들이 모두 가족기업이며 유럽의 BMWㆍ포르셰ㆍ까르푸ㆍ미쉐린 등도 가족기업의 범위에 속한다. 물론 가족기업이 반드시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직장 생활에서 반드시 필요한 공과사의 구분이 모호해진다거나 감성이 앞서는 처신 등의 단점들이 분명 존재하며 이를 잘 극복할 때에 가족자원을 활용한 효과적인 기업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이나 미국ㆍ유럽에는 이미 다양한 유형의 가족기업이 성업하고 있다. 또 가족기업을 연구하는 연구소만 해도 2,000~3,000개에 이르고 교과 과정에 정식으로 가족기업을 다루는 대학도 많다고 한다. 늦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가족기업에 대한 관심을 갖는 대학과 기관들이 늘어나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필자가 경영하고 있는 ㈜위즈코리아-위즈아일랜드는 본사와 전국 가맹원을 포함해 약 700여명의 임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지만 필자의 친족은 단 한명도 없다. 그럼에도 우리 회사는 가족기업 형태의 경영 방식을 택했기 때문에 회의나 업무 진행에 있어 이런저런 형식과 예의를 차리느라 지체되고 쉽게 할 수 없는 말도 기탄없이 쏟아내며 들을 수 있다. 그래서 우리 기업은 속도가 빠르다. 또 누가 시키지 않아도 밤 늦은 시간까지 자신의 일에 충실한 직원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가족보다 더 진한 애정을 느낀다. 임직원들 '가족 마인드' 필요 이들은 나의 동생이요, 조카이며 형님인 것이다. 필자는 창업 멤버인 지금의 이사들에게는 무상으로 주식을 나눠주기도 했다. 아마 필자와 비전을 공유하며 끝까지 함께하는 나머지 직원들에게도 같은 혜택이 주어질 것이다. 이제 기업이 어느 누구의 소유물인 시대는 지났다. 함께 이뤄 만든 우리 가족 모두의 것이며 일부는 그 사회적책임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언제부턴가 극도의 개인주의ㆍ이기주의와 이분법적인 잣대로 사회의 이곳저곳이 양분화돼 있는 현실 속에서도 동료를 가족처럼, 회사를 내 집처럼 생각하는 우리 직원들의 가족기업 마인드가 새삼 고맙고 감사하다. 오늘은 함께 점심이라도 나눠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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