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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부의 불평등에 투자하라

매튜 서덜랜드 피델리티 주식투자부문 아시아 지역 총괄


최근 전 세계의 경제 및 금융계를 강타한 토마스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이라는 책이 있다. 저자 피게티는 이 책에서 소득증가율보다 자본수익률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부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음을 데이터를 통해 알기 쉽게 설명했다. 부의 불평등은 필자가 최근 주목하고 있던 부의 양극화 현상과 일치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피케티는 전 세계 자본과 소득의 관계를 나타내는 비율(자산/소득)이 2010년 440%에서 2030년 500%로 급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 세계 자산 규모가 2010년 313조유로에서 2030년 667조유로로 2배 이상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시아의 경우 향후 15년은 이보다 더욱 역동적이다. 피케티는 아시아의 자산/소득 비율이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해 2010년 433%에서 2030년 527%로 급등하고 총자산 규모는 111조유로에서 297조유로로 2.6배나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중국만 보더라도 총자산 규모가 41.5조유로에서 148조유로로 3.5배 급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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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렇게 멈출 수 없을 것 같은 부의 양극화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을까. 먼저 끝없이 증가하는 자본을 위한 투자기회는 제한돼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수익률이 하락할 수 있다. 즉 소득증가율 대비 자본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홍콩의 부동산, 미국의 국채·주식 등 특정 자산군에 대한 수요와 투자가 증가할수록 수익률은 하락하기 마련이다. 또 피게티는 최상위계층에 대한 부유세 부과 등 사회주의적 정책 도입을 통해서도 부의 양극화를 다소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 두 가지 모두 중기적으로 현실화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피케티는 아시아의 부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양극화도 심해져 최상위 계층에 부가 더욱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러한 전망이 시사하는 투자전략은 무엇일까. 답은 부자들의 소비에 있다. 이를테면 부자들이 주로 투자하는 자동차·부동산·명품·마카오게임주·금융서비스·여행사·호텔·항공사 등이 가장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들이다. 또 아시아 부모들이 자녀에게 최상위 0.1%의 지위를 물려주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최고의 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임을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교육 관련 주식도 장기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다. 이 외에도 부유한 계층의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헬스케어 주식도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투자는 간단하지 않고 변수는 있다. 중국·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의 반(反) 부패 정책 등은 이들 업종의 성과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아시아의 빠른 부의 양극화 추세는 비교적 명확해 보이기 때문에 명품 소비와 투자에 적합한 환경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투자결정을 할 때 개별 주식과 업종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대체할 수 있는 투자 혜안은 그 어디에도 없다는 점을 투자자들에게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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