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Hot 이슈] 출범 앞둔 통합 삼성물산… 윤곽 드러나는 비전

주택사업 매각 추진… JY, 물산 등기이사 맡지않고 바이오 주력할 듯



'아파트, 삼성 미래와 안 맞는다'… 이재용 부회장 강한 의지 보여

건설부문 등 중복조직 통폐합… 당분간 각자대표체제 유지 예상


수익성 극대화 위해 바이오 육성… 바이오로직스·에피스가 키 쥘 듯

'상사와 시너지' 패션도 핵심 사업부


삼성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게 될 통합 삼성물산 출범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사업구조 및 조직 개편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물산이 내놓을 개편안에는 이 회사 최대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한 지붕 네 가족' 형태로 구성된 회사 내 중복 조직은 통폐합해 낭비 요인을 최소화하면서 최대한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게 삼성의 복안이다.

◇래미안 연내 매각 추진할 듯=통합 삼성물산의 사업조직은 당분간 현재 구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옛 삼성물산의 건설, 상사 부문과 옛 제일모직의 리조트·건설, 패션 부문이 각자 운영되는 식이다.

하지만 양사에 중복 조직이 있어 결국 통폐합 작업이 불가피하다는 게 삼성 내부의 시각이다.


양사에 나뉜 건설 부문의 자재구입 부서를 하나로 합치거나 자금운용 부서를 통합하면 관련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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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의 아파트 브랜드인 '래미안'을 포함한 주택사업부를 이르면 연내 매각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주택사업 매각에는 이 부회장의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는 게 삼성 핵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삼성의 한 고위관계자는 "아파트를 짓는 주택사업은 삼성의 미래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게 이 부회장의 지론"이라며 "그동안은 매각 작업이 설(說) 수준에 그쳤지만 회사 출범 후에는 구체화된 내용이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래미안 브랜드는 국내 재개발·재건축 시장 등에서 1위 자리에 오를 정도로 이미 상당한 인지도와 기술력을 확보해 일부 해외 건설사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Y 등기이사 맡나=사업 및 조직 개편과 더불어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직을 맡을지 여부도 관심이다.

당초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책임 경영' 차원에서 등기이사직을 맡고 여기서 더 나아가 회장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던 만큼 이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현시점에서는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현재 고려하지 않고 있고 관련 작업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 지분 16.5%를 가진 최대주주이기는 하지만 여동생인 이부진·이서현 사장도 각각 지분 5.5%씩을 갖고 있어 '교통정리'가 쉽지 않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의 경영진은 당분간 2인 이상의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재계 일각에서는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이 단독 대표이사를 맡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지만 삼성 내부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수익성 확보 최대 관건은 바이오=삼성물산의 최대 과제인 수익성 극대화 측면에서는 통합 삼성물산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키를 쥘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은 합병 선언 당시 바이오 부문의 매출을 오는 2020년 1조8,000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은 바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내년 2·4분기 중 나스닥에 상장해 2조원가량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한 관계자는 "고한승 대표가 나스닥 상장을 통해 뉴욕을 일곱 번이나 왕복할 정도로 몇 년 전부터 공을 들여왔다"며 "류머티즘관절염치료제의 복제약인 'SB4'가 승인되면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바이오사업은 이 부회장이 이미 10여년 전부터 지대한 관심을 가진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밖에 상사 부문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패션 부문도 수익성 확대의 성패를 가를 핵심 사업부로 꼽힌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1조9,000억원이던 패션 부문의 매출을 2020년 10조원으로 5배 이상 끌어올리기로 했다. 매출을 매년 1조원 이상 불려야 달성할 수 있는 어려운 숙제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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