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쌍용정보 스포츠SI대가 명성주도(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전문경영인)

◎올림픽·아주대회등 “정보사업 수주독점”/차세대 SOC사업 GIS 분야 터줏대감/성실·의리 가장중시 안목탁월 「천리안」지난 84년 독일 바덴바덴. 전국민의 시선이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에게 집중된 적이 있다. 그가 88년 올림픽개최지로 「쎄울 꼬레아」를 외치던 순간의 감격은 아직도 생생하다. 비로소 올림픽을 치르게 된 국민이라는 자부심이 TV전파보다 빨리 세인의 가슴 속에 스며들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88서울올림픽을 무리없이 진행시키기 위한 정보시스템을 우리 손으로 구축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 시스템 구축을 진두지휘했던 주인공들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더더욱 없다. 쌍용정보통신의 김용서 사장(55). 정보기술에 대한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동종업계에서는 「천리안을 가진 경영자」로 불리고 있는 김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당시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는 올림픽이 국가 대사인 만큼 믿을 만한 기술력과 경험을 갖고 있는 외국 정보처리업체를 사업자로 선정할 계획이었다. 실제로 그당시 국내에는 정보처리기술이 별로 알려지지도 않았고 이를 책임지고 떠맡을 업체도 없는 실정이었다. 이에 반기를 들고 나온 사람이 당시 쌍용컴퓨터(현쌍용정보통신)이사이던 김사장이다. 김사장은 『한국과학기술원(KIST) 등 연구소와 업체가 힘을 합치면 못해낼 것도 없다』며 KIST 관계자들과 함께 조직위원회를 집요하게 설득해나갔다. 특히 이 사업이 향후 국내 정보산업에 기여할 엄청난 파급효과에 대해 조직위원회를 비롯해 가는 곳마다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리고 마침내 쌍용컴퓨터를 비롯 여러 업체가 이 사업을 연합수주하는 개가를 올렸다. 이때부터 그에게는 「천리안」이라는 별칭이 따라 다녔다. 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안목을 가졌다는 극찬이 주어진 것이다. 실제로 이같은 김사장의 혜안은 국내 정보처리업계에 「스포츠SI」라는 새지평을 열게 했다. 그리고 쌍용정보는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동아시아경기대회 등 굵직한 국제 스포츠대회 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을 거의 독점하며 스포츠SI의 대가라는 명성을 차지하게 됐다. 김사장의 천리안은 지리정보시스템(GIS) 분야에서도 빛을 발했다. 몇년전만해도 정보시스템은 단순히 회계업무만을 전산처리해주는 것으로 인식됐다. 정보시스템의 용도가 숫자 계산으로만 제한된 것이다. 그러나 김사장이 국내 시장에 꽃피운 GIS는 정보시스템의 용도를 한 차원 높였다. 지리정보시스템은 도로 등 각종 지리정보를 컴퓨터로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도로·하수도·전기 등 사회간접자본(SOC)을 유지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정보시스템이다. 그래서 지리정보시스템을 「21세기 신사회간접자본」이라 부르기도 한다. 김사장과 쌍룡정보는 누구보다 먼저 이에 눈을 떴고 지금은 수 많은 관련업체를 이끌며 이 분야의 터줏대감이 됐다. 그의 천리안은 정부에서도 인정했다. 최근 정보통신부 산하기관으로 설립된 한국멀티미디어컨텐트 진흥센터 초대 이사장에 발탁된 것. 김사장은 몇년전부터 멀티미디어 컨텐트에 집요한 눈길을 줘왔다. 사람들이 모이기만하면 이의 중요성을 전도사처럼 설파하고 다녔다. 그의 논지는 이렇다. 『앞으로 멀티미디어 컨텐트 시장의 규모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적어도 5년내에 가장 강력한 문화상품으로 부상할 것이다. 지금부터 준비하면 반드시 효자산업이 될 것이다.』 결국 정부도 설득당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에게 중책을 맡겼다. 이제는 정부 뿐만아니라 알만한 사람은 누구나 멀티미디어 컨텐트가 21세기 문화산업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하게 됐다. 김사장의 천리안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성실」과 「의리」를 바탕으로 한 인간관. 김사장은 『모든 것은 사람과의 만남으로부터 시작한다』고 주장한다. 이 만남을 성공으로 이끄는 게 성실과 의리라는 것이다. 이같은 인간관은 경영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스스로 밝히는「해병대 문화」가 그것이다. 『한 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이라는 말에 그의 경영철학이 집약돼 있다.<이균성 기자> ◇약력 김용서 쌍용정보통신 사장 ▲42년 경북 달성 출생 ▲65년 한양대 화공과 졸업 ▲67년 쌍용양회 입사 ▲83년 쌍용컴퓨터 이사 ▲95년 쌍용정보통신 사장 ▲95년 국민대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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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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