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공존위한 「윈윈전략」절실/홍찬기 석유협 상근부회장(특별기고)

◎정유업계 작년 179억 적자 출혈경쟁 지양 상호협력해야유가자유화 이후 정유업체간에 가격경쟁이 치열하다. 출혈경쟁에 따른 부작용을 업계 스스로 시각하게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하반기에 들어 가격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물론 기업에 따라 낮은 가격을 받아도 경영에 큰 어려움이 없을 수 있고, 가격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기업은 마케팅전략 차원에서 저가정책을 펼 수 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업계 전체로 보 '대 석유산업의 대외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현시점에서 손해를 보면서도 파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정유업계는 정유부문에서 1백7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앞으로 정유사들의 수익구조는 시장경쟁이 심화되면서 더욱 악화될 소지가 크다. 무분별한 가격인하 경쟁은 업계의 공멸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오늘날 세계의 흐름은 반목과 대립에서 벗어나 경쟁자에게도 내것을 주고 협력함으로써 더 큰 것을 얻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러나 국내시장을 돌아보면 우리는 아직도 좁은 테두리의 소모적 상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파이를 키워나기기 보다 얼마 되지도 않는 파이를 서로 나눠 갖는데 귀중한 시간과 정력을 소비하고 있다. 원래 나눌 몫이 작다보면 피를 나눈 가족간에도 갈등과 대립을 하게 마련히다. 아직 우리는 파이를 더 크게 이우는데 힘을 쏟아야 하는 단계다. 대승적 차원에서 서로 양보하고 화합하는 상생의 길이 장래에 더큰 몫을 가져다 주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정유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시장경제에서 경쟁은 필연적이며 당연한 경제행위다. 따라서 시장투자도 생산이나 기술투자와 같이 경영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불합리한 경쟁으로 산업자금의 과도한 이탈이나 수익성의악화, 그리고 기업의 경쟁력이 누수될 경우에는 석유산업 전체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의 경쟁자는 내부에 있는게 아니라 외부에 있다. 선진국이든 개발도상국이든 어디에나 메이저들이 진출해 있으며, 아시아시장에도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 각국에 메어저들이 진출해 있다. 오는 99년 대외개방이 이루어지면 국내에도 메이저들이 밀려올 것은 불문가지다. 국내 석유업계의 시급한 당면과제는 그들과 맞서 싸울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다. 비효율적인 유통부문의 과당경쟁을 지양해 비정상적인 유통비용 부담을 절감해야 하며,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석유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자금의 효율적 배분이 이루어져야 한다. 아울러 코스트절감 등 경영합리화를 통해 기업체질을 강화해야 한다. 서비스향상 등 소비자이익의 극대화방안을 강구해 고객만족 경영체제로 전환하고,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통한 이익의 증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활동은 그 자체가 경쟁의 연속이지만 경쟁을 하면서도 다 함께 공존하고 발전할 수 있는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일본 석유업계가 경쟁하면서도 물류와 같은 분야에서 서로 협력하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역사의 흐름이나 사회발전의 흐름으로 보더라도 갈등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 완승하거나 완패하는 게임은 모두가 이길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유가자유화 시대의 석유업계는 상호 공존인식을 통해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 소비자의 만족을 유발하며, 상화간의 힘을 키우는 윈윈게임을 해야한다. 업계의 상호협력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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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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