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원·위안 결제, 할 바에야 확실하게!

한국과 중국이 64조원(3,600억위안) 규모의 한중 통화스와프 자금을 양국 간 무역결제에 사용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95% 이상이 달러로 이뤄져온 한중 교역결제 관행이 달라질지 주목된다.


이번 양국 합의가 얼마나 실효성을 낼지는 미지수다. 달러 결제에 비해 비용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중국 내 결제를 위해서는 위안화를 빌려야 하는데 이때 대출금리는 상하이시장 단기금리(SHIBOR)를 기준으로 삼는다. 여기에 각 기업에 적용되는 가산금리를 더하면 실제 기업들이 위안화 결제를 위해 부담해야 하는 위안화 대출금리는 4%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달러 결제시 필요한 달러 대출금리는 1.5% 내외다. 위안화 결제비용이 달러 결제비용에 비해 2~3배 비싼 셈이다. 또 한중 간 교역의 상당수가 최종재가 아닌 중간재라는 점도 장애요인이다. 결국 나중에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데 원화나 위안화로 결제하면 환전비용만 이중으로 드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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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제들을 고려하면 실제 시장에서 한중 통화스와프 자금을 활용한 원화나 위안화 결제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 다만 위안화 국제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중국이 자국 기업들에 위안화 결제를 강하게 압박할 경우 이 제도는 아주 유용할 수 있다. 특히 대규모 거래일 경우 그렇다. 한중통화스와프 자금 규모가 크고 금리 역시 여러 은행을 비교할 필요 없이 상하이시장 단기금리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원화 국제화는 시급한 과제다. 우리의 경제력이나 시장개방 정도에 비해 원화의 국제화 수준이 너무 낮다. 그러다 보니 글로벌 달러자금이 우리나라를 수익내기 좋은 현금인출기로 여기고 수시로 들락거린다. 그 와중에 시장도 크게 흔들린다. 원화의 국제화가 어느 정도라도 진전돼 있다면 이런 출렁임은 크게 줄일 수 있다. 원화로 투자하려는 외자가 늘면서 주가 수준도 지금보다 크게 오를 수 있다.

원화의 국제화 진전이라는 차원에서 원ㆍ위안화 결제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 제공 등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비싼 환전비용 같은 장애요인 역시 양국이 더 적극적으로 논의해 낮춰나가야 한다. 역내결제 발전이 결국 서로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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