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본 2008 부동산] 버블세븐의 몰락
강남·송파·분당등 20~30% 폭락잠실등 대규모단지 기대했던 프리미엄이 '물량폭탄' 으로투기 수요 몰렸던 용인은 거품 빠지자 변동폭 가장 커재건축 아파트도 타이밍 놓친 규제완화에 가격 급락
서일범 기자 squiz@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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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련의 한해가 저물고 있다. 부동산시장에 올 한해는 참여정부 5년간 계속된 규제의 여파로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미국발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사상 최악의 침체를 겪었던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골이 깊으면 산도 높은 법.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는 과정에서 부동산시장과 건설업계 모두 더욱 튼튼한 기초를 다져나갈 것이라는 희망도 싹트고 있다. 다사다난했던 올 한해 건설ㆍ부동산시장을 6회에 걸쳐 점검해본다. 』
참여정부 시절 집값 상승세를 주도하며 ‘버블세븐’이라는 닉네임까지 얻었던 서울 강남ㆍ서초ㆍ송파ㆍ목동 및 경기 분당ㆍ용인ㆍ평촌은 2008년 굴욕적인 대폭락을 경험했다. 최고가 대비 20~30%씩 급락한 급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일부 단지의 경우 ‘반토막’ 매물이 나와도 거래가 되지 않는 실정이다. 현지의 목소리로 버블세븐의 몰락을 재구성했다.
◇물량폭탄이 된 대규모 입주=서울 송파구 잠실에서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모(36)씨는 올 봄만해도 곧 잠실의 전성시대가 오리라고 믿었다. 제2롯데월드에 장지동 대형 물류센터까지 개발 호재가 겹친데다 잠실엘스(주공1단지) 및 리센츠(주공2단지) 파크리오(시영아파트)를 합쳐 2만가구가 넘는 단지들이 입주를 시작하면 대단지 프리미엄이 형성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단지 입주물량은 프리미엄은커녕 물량폭탄이 됐다. 먼저 전셋값이 떨어졌고 매매가 역시 덩달아 추락했다. 현재 잠실엘스 109㎡형 전셋값은 2억3,000만원 선으로 지난 10월 입주 당시보다 5,000만원가량 떨어졌다. 매매가 역시 1억5,000만원 이상 하락한 8억5,000만원 선에 형성돼 있다.
조씨는 “잠실에서 시작된 물량쇼크가 강남권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대규모 단지가 악재가 될 줄은 몰랐다”고 한숨을 쉬었다.
◇독이 된 투기수요=서울 도봉구에서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하던 최모(48)씨는 5년 전 경기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으로 업소를 옮겼다. 인근에 분당과 판교신도시가 있는 용인이 향후 집값 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씨는 “서울에서 투기 수요가 몰리면서 집주인이 부르는 게 집값일 때도 있었다”면서 “집값을 끌어올렸던 투기 수요가 부메랑이 돼 돌아올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실제 상현동 롯데아파트 105㎡형의 경우 2006년 말 4억8,000만원까지 치솟았던 매매가가 지금은 3억1,000만원까지 떨어졌다. 교통이 비교적 편리한 죽전동도 사정은 비슷해 현대아파트 109㎡형은 5억원에 달하던 집값이 3억2,000만원까지 하락하며 3.3㎡당 1,000만원의 심리적 저지선도 무너졌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투기 수요가 유독 많았던 용인이 시장이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가장 큰 변동을 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기 놓친 규제완화=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2단지 인근에서 공인중개업을 하고 있는 박모(52)대표는 올 2월 이명박정부의 출범과 함께 기대감에 부풀었다. 소형 및 임대주택 의무비율과 용적률 제한, 재건축 이익금 환수 등 재건축을 가로막고 있는 각종 규제가 일거에 풀릴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곧 해제될 것으로 보였던 재건축 규제는 차일피일 미뤄졌고 그나마 나온 규제 완화책도 ‘언 발에 오줌누기’라는 비난을 면하지 못하면서 가격이 폭락했다. 개포동 주공1단지 56㎡형은 2006년 13억원까지 올랐던 집값이 최근 9억3,000만원 선까지 하락해 4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102㎡형은 한때 7억8,000선까지 급매물이 출현하며 8억원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박 대표는 “11ㆍ3대책에서 발표됐던 소형비율완화 및 용적률 향상도 결국 제대로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지 않느냐”며 “진작 풀었다면 강남 부동산이 이렇게까지 참혹하게 하락했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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