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현대증권 영업이익 추락 왜… "트레이딩 능력 부족 탓"

-81%로 대형증권사 두배 하락


대형 증권사의 실적이 큰 폭으로 주저앉은 가운데 특히 현대증권의 영업이익 악화 속도가 가팔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3월 결산법인인 증권사 중 이른바 빅5의 2012사업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영업이익 하락률을 분석한 결과 한국투자증권이 -6.8%로 가장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어 대우증권(-42.85%), 우리투자증권(-47.21%), 삼성증권(-40.47%)으로 대부분 40%대의 영업이익 하락률을 보인 반면 현대증권은 -81.37%에 달했다.


현대증권의 전 회계연도 대비 영업이익 감소율은 범현대가 증권사들 중에서도 가장 높았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인 HMC투자증권은 -22.05%, 현대중공업 계열인 하이투자증권은 -37.3%로 현대그룹 계열인 현대증권의 영업이익 하락률 대비 각각 4분의1, 2분의1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현대증권은 설립 이후 처음으로 범현대가 증권사들 중에서 영업이익 선두자리를 HMC투자증권에게 내줬다. HMC투자증권은 40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348억원에 그친 현대증권과 하이투자증권(92억원)을 제치고 범현대가 증권사 중 1위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2008년 신흥증권을 인수해 HMC투자증권을 설립한 이후 현대증권보다 더 많은 영업이익을 낸 것은 출범 5년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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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유독 눈에 띄는 현대증권의 실적악화가 리테일 사업 부문의 부실한 트레이딩 능력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현대증권 스스로도 이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실적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선박펀드와 항공기펀드에서 손실이 크게 났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최고경영자가 실적부진의 가장 큰 이유를 자사의 투자 및 운용실패 때문이었다고 직접 시인한 것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현대증권은 '빅5' 증권사들 중에서는 물론 범현대가 증권사들 중에서도 유일하게 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했다"며 "펀드 부문에서의 대규모 손실은 투자은행(IB)으로서의 능력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의 의구심은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현대증권의 주가는 이날 기준으로 올 들어 31%하락해 상장 대형 증권사들인 우리투자증권(-6%), 삼성증권(-15%), 대우증권(-18%)에 비해 훨씬 많이 떨어졌다.


김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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