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4일 국가표창 수여식이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사실을 밝히며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내각총리,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등이 참가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날 행사에서 "위훈을 세운 인민군 제267군부대와 상원시멘트연합기업소에 김정일훈장이 수여됐다"고 밝히며 개별적 공로자 150여명에게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표창과 김정일 훈장 등 각종 표창과 명예칭호가 수여됐다고 전했다. 이번 포상은 장성택 처형 이후 어수선한 북한 내 분위기를 수습하고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심을 고조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또 장성택 처형을 정당화하는 여론몰이에도 나서고 있다. 북한 주요 매체들은 북한 내부 여론 동향을 소개하며 "장성택 같은 역적은 방사포로 없애버려야 한다"는 등의 과격 발언을 연이어 공개했다.
리효빈 건설건재공업성 국장은 "부귀영달을 위해 장성택의 권력에 아부한 자들을 씨도 없이 짓뭉개버려야 한다"고 밝혔다. 김금성 백두산선군청년돌격대 대원은 "장성택을 발전소 건설장에 개처럼 끌고 와 콘크리트 혼합물 속에 처넣지 못한 것이 한스럽다"고 밝혔다. 리광철 평양시 청년동맹 부위원장은 "장성택과 같은 역사의 오물을 걷어냈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온 수도의 청년들이 환성을 올렸다"며 "이런 역적은 그저 방사포의 무자비한 불줄기로 없애버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용석 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내부동요를 막고 장성택 잔당 뿌리 뽑기 작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 이 같은 정책을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은 15일 장성택 처형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대응에 강력한 대응을 위협하는 등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북한의 대외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우리는 내부 불순세력들에 무자비한 징벌을 안겼듯이 우리의 최고 존엄과 체제에 시비질하는 온갖 적대세력들의 책동에 대해서도 무자비한 철추를 안기게 될 것"이라며 "(이번 숙청은) 혁명대오의 순결성 강화를 위한 것으로 그 누가 이러쿵저러쿵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장성택 사형 발표 직후 우리 정부가 국가안보정책조정회의를 통해 대북 감시태세 강화에 나선 것을 문제 삼은 것으로 북한 매체가 장성택 처형 관련 국내 움직임에 반응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