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12월 22일] 트위터맘과 우즈의 그녀들

누구나 사회적 논란에 한 술씩 보탤 수 있는 시대다. 얼마 전 우리나라의 '루저녀' 논란 때도 네티즌들은 한 줄의 댓글로 여론에 불을 댕겼다. 미국에도 요즘 비슷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미국 네티즌들의 핫이슈는 '트위터맘'과 '타이거 우즈의 그녀들'이다. 트위터맘은 트위터에 열중하다 2살배기 아들의 익사를 막지 못한 플로리다의 한 여성이다. 그녀는 자신의 일상을 트위터에 업데이트한 다음 뒤돌아 서자마자 풀장에서 의식을 잃고 떠 있는 아들을 발견했다. 트위터맘은 구급대원이 아들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동안에도, 아들의 사망이 확인된 다음에도 트위터 메시지를 올렸다. 네티즌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트위터에 조금만 덜 신경 썼더라면 아들은 살아있을 것"이라고 맹렬히 비판하고 있다. 이 여성은 현재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가뜩이나 언론에 시달리던 타이거 우즈는 곧 있으면 뼈도 못 추릴 것처럼 보인다. 미국판 싸이월드인 페이스북에는 '나도 우즈하고 잤다(I have also slept with Tiger Woods)'는 제목의 클럽까지 생겼다. 23만명이 가입한 이 클럽에는 "난 우즈의 아이를 가졌다"거나 "우즈와 동침하지 않은 사람 수를 세는 게 더 빠를 것"이라는 류의 댓글이 넘쳐난다. '진짜 우즈의 그녀들'이 아닌, 우즈를 조롱하겠다는 공동의 목표하에 모인 네티즌들의 글이다. 남의 일에 크게 관심 없다는 미국에서도 우리네와 비슷한 일이 벌어지는 걸 보면 사람이 얼마나 가십에 열광하는 존재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당사자에게 평생 잊지 못할 비난을 안겨주는 네티즌들이 대개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점도 무섭다. 탈무드는 이 때문에 가십은 가십의 원인이 된 사람뿐만 아니라 남의 가십을 즐기는 사람, 가십을 퍼뜨리는 사람까지 세 명을 죽인다고 경고했다. 남의 인격을 헐뜯기 전에 자신의 인격부터 살릴 일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언론과 포털이 한 술도 아닌 열 술을 보태고 있다는 점도 반성해야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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