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단의 샷은 난코스와 무더위에도 무뎌지지 않았다.
9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CC(파71ㆍ6,613야드)에서 열린 제65회 US여자오픈골프대회 1라운드. 악명 높은 코스는 단 5명에게 언더파 스코어를 허락했는데 그 가운데 3명이 한국 선수였다. 박인비(22ㆍSK텔레콤)와 양희영(21ㆍ삼성전자), 허미정(21ㆍ코오롱)은 나란히 1언더파 70타를 쳐 공동 2위에 올랐다. 브리타니 랭(미국)이 2언더파로 단독 선두에 나섰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마추어 켈리 시안(22)이 공동 2위에 동반했다.
박인비는 2년 만에 다시 우승에 도전할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2008년 이 대회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첫 승을 수확했던 박인비는 지난해 부상 등으로 고전했으나 올해 활동하기 시작한 일본 투어에서 1승을 올리는 등 샷 감각을 찾은 모습이다. 지난해 세이프웨이클래식 우승자 허미정과 아직 미국 무대에서 우승이 없는 양희영도 메이저 왕관을 향해 산뜻하게 출발했다.
국내파 서희경(24ㆍ하이트)도 단단하고 빠른 그린으로 무장한 코스와 35도를 넘는 폭염 속에서 1오버파 72타로 잘 견뎌냈다. 3월 초청 선수로 출전한 LPGA투어 KIA클래식에서 우승했던 서희경은 김송희(22ㆍ하이트), 안시현(25), 이은정(22), 이지영(25) 등과 함께 공동 8위에 올랐다. 이선화ㆍ장정ㆍ최운정 등도 2오버파 공동 22위로 뒤를 받쳤다.
치열한 '1인자' 경쟁을 펼치고 있는 신지애(22ㆍ미래에셋)는 5오버파 공동 62위로 처졌다. 세계랭킹 1위 크리스티 커(미국)는 공동 8위, 신지애와 함께 경기를 한 세계랭킹 2위 미야자토 아이(일본)는 공동 22위에 자리했다.
한편 역대 대회 최장 파3홀로 기록될 8번홀에서는 적잖은 선수들이 드라이버로 티샷을 해야 했다. 이날 243야드로 세팅된 이 홀의 그린 적중률은 29%에 불과했다. 그린은 다소 평이해 난이도는 11위(평균 스코어 3.295타)로 집계됐다. 장타자 브리타니 린시컴(미국)은 하이브리드클럽으로 날린 티샷이 그린에 9m 모자랐지만 퍼터로 친 두번째 샷이 홀에 들어가 행운의 버디를 낚았다. 모건 프레셀(미국)은 드라이버 샷으로 볼을 그린에 올린 뒤 3퍼트로 보기를 적어냈다.
이날 11오버파 공동 131위로 무너진 미셸 위(20ㆍ위성미)를 비롯해 155명 중 무려 36명이 10오버파를 넘게 쳤다. 미셸 위는 버디는 1개도 잡지 못했고 보기 5개에 더블보기 3개를 쏟아냈다. 지난해 우승자 지은희(24)도 6오버파 공동 73위로 발걸음이 무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