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가 회사정리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서울지법 파산3부(재판장 변동걸 부장판사)는 14일 채권자인 골드만삭스의 신청을 받아들여 진로에 대한 법정관리 개시결정을 내리고 관리인으로 이원(58) 전 현대아산 개성사업단장을 임명했다.
이에 따라 진로는 결국 인수합병(M&A)을 통해 신규자본을 확보, 회생과정을 밟아 나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채권자 신청의 특성상 당분간은 대규모 구조조정은 없을 전망이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진로는 재무구조상 지급불능이나 부채초과 등 파산의 가능성이 있어 법정관리 개시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진로의 외자유치 계획은 계약당사자ㆍ투자액규모ㆍ방식ㆍ시기 등에 관한 근거 자료가 없고 외자유치가 이뤄진다고 해도 그 유치금액만으로는 잔존채무를 모두 갚을 수 없다”며 “다수의 채권자가 반대한다는 주장도 이들의 뜻은 외자유치작업을 수개월 지켜본 뒤에 법정관리를 진행하여도 가능하다는 정도이고 법정관리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진로에 대한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짐에 따라 외국계 채권자의 신청에 의해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진 첫 사례로 기록됐으며 채권자 신청의 경우로는 기아자동차ㆍ범양상선에 이어 세 번째가 된다.
진로 채권자들은 오는 6월 30일까지 채권을 신고해야 하며 8월 27일 채권조사 및 제1회 관계인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한편 진로는 이날 법원의 결정에 반발, 즉각 항고를 하기로 했다. 진로 노조원 1,000여명은 법원 앞에서 항의 집회를 갖고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진로 `참이슬` 소주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수문기자, 안길수기자 chs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