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화랑가 '조선 名畵 열풍' 왜?

문화재 환수등으로 관심 높아져… '초상화의 비밀展' 등 관람객 북적<br>내달 13일 '후기 산수화전' 개최… 정선의 '우화등선' 등 50점 선봬

겸재 정선 '우화등선'

이인문 '사계산수첩' 중 '설경' (겨울)

겸재 정선 '웅연계람'

조선 명작 열풍이 뜨겁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조선의 초상화 명품만을 모아 지난 6일까지 개최한 '초상화의 비밀'전이나 간송미술관에서 지난 달 열린 '풍속인물화대전'은 관람객으로 연일 북적였고 각각 5만여 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리고 있는 '조선화원대전'의 경우 지방에서 단체버스를 빌려'전시관광'을 오는 진풍경을 연출할 정도로 인기다. ◇'조선열풍' 이유는? ='조선'의 인기는 미술뿐만이 아니다. 올해 최고 흥행작 중 하나인 영화 '최종병기 활'이나 이정명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TV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등도 조선이 배경이다. 이처럼 조선시대가 새로운 향수의 대상으로 떠오른 데 대해 전문가들은 "문화재 환수 및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으로 촉발된 국민적 자각에 힘입은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타계한 고 박병선 박사의 발견으로 145년 만에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나 일본 궁내청으로부터 반환될 예정인 조선왕실 의궤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조선문화에 대한 호기심을 부채질했다. 여기에는 2008년 발생한 숭례문 화재부터 최근의 '광화문 현판 균열' 등 일련의 사건들도 크게 작용했다. 게다가 조선은 대한민국 건립의 직전 왕조로서 이 시기에 대한 정치ㆍ사회적 탐구는 현재를 이해하는 중요한 근거이기에 당시 문화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다. 고미술이 어렵다고 하면서도 오히려 친숙하게 느끼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조선문화의 절정 '옛 그림'= 이 같은 열기를 이어 견지동 동산방화랑(대표 박우홍)은 29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조선후기 산수화전'을 개최한다. 지난 3월 열린 '옛 그림에의 향수'에 이어 이번에는 겸재 정선을 비롯한 조속ㆍ김명국ㆍ심사정ㆍ강세황ㆍ이인문ㆍ김득신ㆍ안중식 등 17~19세기 작가 24명의 걸작 50여 점을 선보인다. 출품작 중에서는 겸재 정선의 '우화등선(羽化登船)'과 '웅연계람(熊淵繫纜)'이 특히 눈길을 끈다. 양천 현령이던 겸재가 임술년(1742)에 임진강(옛이름 연강)의 진경을 그린 '연강임술첩'의 화첩본이다. 660년 전 임술년(1082)에 소동파가 황강의 뱃놀이를 즐긴 후 적벽부(赤壁賦)를 남긴 것을 좇아 경기도관찰사 홍경보와 연천현감 신유한 등 당시 경기 지역 수령 중 최고의 시인과 화가로 꼽힌 이들이 만나 선유(船遊)한 다음 산수화 겸 기록화로 이 작품들을 제작했다. 겸재는 총 3벌의 그림을 그렸고 3명의 선비가 각자 나눠가졌는데 2첩이 동시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외에도 이인문의 '사계산수첩'등 출품작 상당수가 처음 공개되는 귀한 그림들이다. 전시기획에 참여한 이태호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겸재의 '우화등선'은 '금강전도(국보217호)'보다도 뛰어난 수작이며 해방 후 개인화랑에서 열린 고미술 전시품 중 최고의 명작"이라며 "이들 옛 그림을 통해 조선 후기 문예경향을 비롯해 중국 문화를 받아들이는 조선 사대부의 의식과 조선화(朝鮮化)에 대한 노력을 두루 알 수 있다"고 평했다. 경제 불황기의 안전자산으로 각광받는 고미술품에 대한 안목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숨어있던 조선의 걸작들을 대중과 만나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전시다. 관람은 무료. (02)733-5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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