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시승기] 기아차 '더 뉴 스포티지R'

저속구간 민첩성 탁월… 정숙성도 매력<br>실연비는 9㎞ 수준 그쳐


기아자동차의 '스포티지'는 국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의 최강 브랜드다. 1993년에 데뷔해 국내 소형 SUV 시장을 개척하고 이끌어 왔다.

스포티지가 '스포티지R'로 이름을 바꾸고 내ㆍ외관을 일신한 것은 2010년. 기아차가 디자인 경영을 선언하고 노력해온 결과가 이 차에 압축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미래지향적인 모습을 갖췄다.


그런 스포티지R이 최근 상품성 개선모델인 '더 뉴 스포티지R'로 새롭게 출시됐다. 외관은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주행의 느낌과 사양 가치를 대폭 개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 뉴 스포티지R의 2.0 디젤 2륜구동 모델을 시승했다. 시동 버튼을 누른 뒤 첫 느낌은 조용하고 진동이 없다는 것. 가속페달에 발을 올리고 천천히 속도를 높여봤을 때는 솔직히 깜짝 놀랐다. 가솔린 차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저속 응답성이 우수하다. 페달에 발만 살짝 대도 차가 앞으로 쭉 튀어나간다. 마치 도요타나 혼다의 가솔린 차처럼 저속 구간에서의 민첩성이 뛰어나다. 이때의 분당 엔진 회전수(rpm)는 2,000을 넘지 않아 부드럽기까지 하다.

보통 디젤차는 민첩성이 떨어져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도로를 만나면 가솔린차들에게 끼어들기를 허용하기 쉽다는 인식이 퍼져 있는 게 사실. 그러나 더 뉴 스포티지R 운전자라면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천천히 속도를 높여봤다. 기어는 1,500~1,600rpm 정도에서 바뀐다. 시속 80㎞ 정도에서 최고 단수인 6단에 진입하는데 이 때의 엔진 회전수는 1,500rpm 내외. 경부고속도로 최고속도인 110㎞에서도 2,000rpm을 넘지 않는다. 때문에 고속에서도 시끄럽지 않고 부드럽다.


이 차의 또 다른 특징은 주행 중 어느 정도 페달을 깊게 밟아도 기존 기어 단수를 유지하며 힘을 짜낸다는 점이다. 과도한 킥다운과 붕붕거림 현상은 2리터 미만 현대ㆍ기아차가 늘 지적받아 온 단점 중 하나인데 더 뉴 스포티지R은 뭔가 답을 찾아낸 느낌이다. 엔진과 변속기를 비롯한 자동차 전반을 콘트롤하는 전자제어장치(ECU)의 소프트웨어 세팅이 잘 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또 하나 칭찬할 점은 내부다. 각종 조작 버튼이 잘 정렬돼 있어 운전 중에 직관으로 모든 기능을 쉽게 활용할 수 있다. 이는 안전한 운전과 직결되는 부분이어서 매우 중요하다.

이 차의 공인연비는 자동변속기 기준 리터당 13.8㎞다. 그러나 고속도로와 시내를 며칠 간 고루 주행해본 뒤 측정한 실연비는 리터당 9㎞ 내외였다. 수치가 아닌 운전자의 느낌으로도 이 차는 기름을 적게 먹는 차는 아니다.

더 뉴 스포티지R의 세부 라인업에는 수동변속기 모델과 가솔린 모델도 있다. 가격은 2.0 디젤 2륜구동이 2,050만~2,775만원, 2.0 가솔린이 2,125~2,325만원이고 2.0 디젤 4륜구동은 2,605~2,995만원이다.

맹준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