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이 어렵다고 한다. 필자가 일하는 건설홍보 분야도 마찬가지다.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주택 산업이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이 집을 지어 팔려는 의지를 잃어버렸거니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형 건설사를 제외하고는 주택을 공급할 만한 건설사가 사실상 없어졌다. 대한주택건설협회에 따르면 2006년 34만가구를 공급하던 중견 건설사들은 올해 10만가구 남짓 공급할 계획이라고 한다. 7년 사이 24만가구나 줄어든 셈이다.
2009년 금융감독 당국 주도로 진행된 1차 건설사 신용평가 결과 12개 건설사의 워크아웃과 퇴출이 정해졌다. 당시 건설사들은 정부가 나서서 기업의 워크아웃을 요구하는 것이 이해되지는 않았다. 유동성 위기를 불러온 것이 자신들의 잘못된 경영 탓이라 여기며 받아들 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 시장에 제대로 복귀한 건설사는 소수에 불과하다.
구조조정을 제대로 하지 못한 탓일까. 물론 아니라고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 책임을 건설사에만 돌리기에는 너무 가혹하다. 정부와 채권단에도 책임이 있다.
2009년 워크아웃을 시작한 한 건설사는 직원의 80%를 정리하고 사옥과 대부분의 주택 사업용 토지를 은행 빚을 갚기 위해 헐값에 팔아치웠다. 이후 이 회사는 단 한번의 분양 사업 기회도 채권단으로부터 허락 받지 못했다. 사업을 하지 못하니 돈 벌 구석이 없고 직원들 월급을 줘야 하니 자산을 팔아서 빚을 갚은 은행에 다시 돈 빌려달라고 손을 벌렸다. 이런 악순환을 반복하면서 건설 업체들은 하나둘씩 무너져 갔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살릴 수 있는 건설사는 살리겠다면서도 정작 필요한 규제완화 조치에는 인색했다. 부동산시장이 경착륙 위기에 놓이자 그제서야 취득세율 인하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무작정 건설사들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공공에서 시장에서 필요한 주택 공급량을 채울 수 없기에 이를 담당할 수 있는 민간이 필요한 것이다. 다행스럽게 새 정부에서 조만간 부동산종합대책을 발표한다고 한다. 예전처럼 '뒷북' 치는 대책이 아니라 정부의 의지를 제대로 반영된 대책을 보여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