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8월 19일] 1년째 진통 외환銀 헐값매각사건

외환은행 헐값매각 사건 재판이 증인들의 ‘방해’로 지지부진하다. 재판부는 가급적이면 올가을까지 증인 심문을 끝낸 뒤 연내 선고를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법정에 나와 재판에 협조해야 할 증인들이 계속해서 재판 진행에 브레이크를 걸고 있다. 지난 2006년 말 시작된 재판을 두고 몇몇 기자들은 “애(재판 결과)가 언제 나오느냐”는 농담을 하기도 한다. 재판에 딴지를 걸고 있는 문제의 증인은 전윤철 전 감사원장이 대표적이다. 검찰의 증인 신청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전 전 감사원장은 감사원장 재직 시절 외환은행 매각 감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어 이번 재판의 핵심 증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전직 ‘경제부총리’ ‘감사원장’이라는 직함이 무색할 정도로 공인으로서의 자세와 어긋난 모습으로 일관하며 재판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올해 초 이 사건을 새롭게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규진)가 “올해 안에 사건을 끝낸다”는 강한 의지를 내보이며 매주 두 차례씩 공판 기일을 잡는 등 재판 진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전 전 감사원장을 비롯한 사건 관계인들의 비협조가 재판부를 힘들게 하고 있다. 재판부는 급기야 7월27일 공판에서 “전 전 원장이 계속해서 재판에 출석하지 않으면 정식 절차를 거쳐 구인장을 발부하겠다”는 의사까지 밝혔다. 주요 증인의 협조 없이 재판이 1년 이상 공전(空轉)되자 초강수를 둔 것이다.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이규진 부장판사는 최근 공판에서 “각계각층에서 (재판을 빨리 끝내라는) 요구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계속된 산통에 지칠 만큼 지친 사람들의 항변이 많다는 얘기다. 전 전 원장은 자신이 떳떳하다면 증인 신문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 원활한 재판 진행을 위해 법정에 서 증인으로서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 뒤늦게 칼을 뽑아 든 재판부도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증인들이 계속해서 버티기로 나온다면 즉시 강제구인에 나서 재판을 마무리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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