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5월30일] <1409> 인디500

1911년 5월30일 오전10시,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자동차경주장. 40대의 차량이 굉음을 울리며 출발선에서 튀어나갔다. 상금과 속도가 가장 많고 빠르다는 ‘인디애나폴리스 500’ 경주(인디500)가 처음 열린 순간이다. 대회 명칭에 ‘500’이라는 숫자가 들어간 이유는 총 주행거리가 500마일(804.67㎞)이었기 때문. 28㎞만 더 운행하면 경부고속도로(416.4㎞)를 왕복하는 거리를 달리기 위해 선수들은 2.5마일인 경주장 트랙을 200바퀴나 돌아야 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같은 트랙을 수없이 반복 질주하는 경기가 도입된 이유는 사고의 여파. 단거리인 5마일 경주에서 6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마라톤 방식으로 바꿨다. 미국 36개 팀과 프랑스ㆍ이탈리아ㆍ스위스ㆍ노르웨이 등 40개 팀이 겨룬 1회 대회의 우승자는 미국의 레이 하룬. 평균 시속 120.06㎞로 6시간42분8초의 기록으로 우승하며 상금 1만4,250달러를 챙겼다. 하위권으로 분류됐던 그는 경쟁자들을 파악하기 위해 정비사를 동승시켰던 다른 운전자와 달리 혼자 타는 대신 앞 유리창 위에 거울을 달아 경량화를 꾀했다. 자동차 백미러의 효시로도 꼽힌다. 대회는 우려와 달리 대성공을 거뒀다. 93회째 내려오는 동안 68명이 목숨을 잃었어도 대회에 관한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성공 요인은 무엇보다 인프라에 있다. 여의도 절반 면적의 부지 위에 25만7,000여명을 수용할 경기장을 1909년에 건설했다는 장기적 안목이 부럽다. 요즘은 4개 홀로 줄었지만 트랙 내부에 정규 규격 골프장이 운영된 적도 있다. 최상의 시설에서 펼쳐지는 최고의 경주는 명품차 탄생으로 이어진다. 월드베스트 차량일수록 세계적 경주에서 검증 받은 차가 많다. 경주에서 한국차를 도통 찾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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