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MS '한국 사업철수' 발언 왜 나왔나

공정위에 불만 '위협성' 발언인 듯 사업철수 현실성 희박

마이크로소프트(MS)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와관련해 한국 시장의 윈도 운영체제(OS) 사업에서 철수할 수 있다고 밝힌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28일 한국MS 등에 따르면 MS 본사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서 "한국 공정위가 코드를 제거하거나 한국 시장에 맞춰 특화된 윈도를 재설계할 것을 요구할 수도 있으며 이 경우 한국 시장에서 윈도 사업을 철수하거나 새로운 버전의 출시를 지연시킬 필요가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MS가 자사의 핵심인 윈도 OS 사업의 한국 철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 같이 강도높은 발언은 공정위에서 MS에 불리한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높은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공정위는 현재 MS의 미디어 플레이어, 메신저 프로그램 끼워팔기 혐의를 전원회의에 상정한 상태로 상정 자체만으로 MS에 대한 제재의 필요성을 공정위가 사실상인정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특히 '공정위가 코드를 제거하거나 한국 시장에 맞춰 특화된 윈도를 재설계할것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MS의 언급,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유사한 사건으로 MS에 대해 끼워팔기 금지 등 시정조치를 내렸던 전례로 미뤄 MS는 공정위도 비슷한 시정조치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MS가 이처럼 불리하게 돌아가는 공정위 분위기에 대한 불만을 나름대로표현하기 위해 '윈도 사업 한국 철수'와 같은 '위협성' 발언을 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문제는 MS가 실제 한국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점으로 업계는 이에 대해거의 현실성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과 시장조사 기관 IDC에 따르면 작년 국내 PC용 OS 시장규모는 약 3조7천900억원이며 이 중 MS 윈도의 매출액은 3조7천500억원으로 약 98.8%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또 OS와 밀접히 연관돼 있는 오피스 프로그램 시장에서도 MS의 점유율이 약 80%이상으로 추정돼 이처럼 MS가 사실상 독식하고 있는 한국 OS, 오피스 시장을 고스란히 포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MS가 지금까지 한국 시장에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했고 3월 한국내 연구ㆍ개발(R&D) 센터를 개설하는 등 한국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데다 삼성전자[005930] 등 한국 기업에서 연간 1억달러 이상을 구매하는 등 한국 기업들과 세계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MS 철수'의 현실성은 더욱 떨어진다. 또 MS가 유럽에서도 EU 집행위원회의 끼워팔기 시정조치에 따라 미디어 플레이어 관련 코드를 제거한 윈도를 출시한 상태여서 한국에서 같은 조치가 내려진다고하여 사업을 접는 등의 극단적 대응은 생각하기 힘들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한국MS 관계자도 "보고서의 문구는 사업상 위험 요소를 명시해야 하는 미국 증권법에 따라 순수한 가능성 차원에서 언급한 것으로 MS가 실제로 윈도 사업 철수를고려하고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MS가 한국 정부 당국을 압박하기 위해 사실상 비현실적인 시나리오를 들고 나왔다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하다는 점에서 MS의 '횡포'에 대한 국내의 비난 여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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