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지원받고 있는 태국과 러시아에서 IMF의 군림적인 자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추안 릭파이 총리의 태국 정부는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지원받는 대가로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부실기업 정리법과 파산법 및 외국인 기업법의 입법을 추진, 경제 제국주의에 나라를 팔아 먹고 있다는 각계의 거센 비난에 직면해 있다.
데지 우돔 크라이트릿 태국법률협회 부회장은 29일 태국은 완전히 주권을 잃었다면서 『우리는 한 나라의 가장 중요한 문제인 예산안 편성에 대해 IMF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태국 국민들은 현재 개방에 대비한 준비가 전혀 돼 있지 않다』면서 『IMF의 요구는 마치 태국 국민들을 사자굴로 밀어 넣는 것과 같다』고 비난했다.
야당도 『태국 기업의 소유권을 외국인에게 모두 빼앗기게 될 것』이라면서 『국민들이 금융위기로 모두 가난해졌는데 어떻게 기업을 매입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러시아 총리도 29일 현재 IMF와 진행중인 구제금융 지원협상과 관련, 『우리를 정말 화나게 하는 것은 IMF 협상단이 우리에게 무엇을 지시하는 것』이라면서 『그들이 비록 많은 관련자료를 읽었지만 러시아의 현실에 대해선 전혀 모른다』고 비난했다.
프리마코프 총리는 『우리는 IMF의 요구에 응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이것이 결코 굴복의 의미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