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위생 환경에서 자란 젊은 세대가 성인이 된 후 A형 간염에 걸리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비위생적 환경에서 어려운 시절을 보냈던 40~50대 이상은 어렸을 때 자연 감염돼 가벼운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면서 대부분 A형 간염 항체를 보유하고 있지만 병을 앓을 기회가 없었던 젊은 세대의 경우 질환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먹고살 만해지니까 오히려 병에 걸리는 것으로 커서 걸릴 경우 증상이 심각해 대책이 필요하다. 1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5년간의 A형 간염 환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6년 9,661명에 불과하던 환자 수가 지난해 3만8,811명으로 4년 새 4배가량 크게 늘었다. 문제는 가장 활발하게 사회적 활동을 할 연령대인 20~3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발생한 A형 간염 환자 중 20~30대는 2만7,196명으로 전체 환자의 70%를 차지했다. A형 간염이 젊은층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질환으로 급부상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대한의사협회가 최근 20~30대 대학생 229명을 조사한 결과 95%인 217명이 A형 간염 항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A형 간염은 어릴 때 걸리면 감기처럼 가볍게 앓고 지나가지만 성인이 돼 걸리면 증상이 심각해져 입원치료를 받기도 하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간염에 걸리면 심한 발열, 오한, 피로감 등이 나타나기 시작하다 식욕이 떨어지고 복통, 구역질, 구토, 설사, 황달, 우상복부 통증 등 갈수록 증세가 심각해진다. 감기 및 장염으로 잘못 알고 초기 치료 시기를 놓쳐 병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임형준 고려대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A형 간염의 경우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하지만 콧물과 기침이 없고 아주 심하게 피로감을 느끼게 되며 소변색이 짙어지는 것이 특징"이라며 "간염이 심할 경우 합병증이 발생해 한 달 이상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초기에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최선의 예방법은 백신 접종이다. 특히 집단생활을 하는 사람, 혈우병 환자, 의료업 종사자, 만성 간질환 환자 등 고위험군은 반드시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날 음식이나 씻지 않은 과일, 오래된 어패류 등의 섭취를 삼가고 물은 반드시 끓여 먹어야 하며 식사 전이나 화장실을 이용한 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A형 간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과음을 하지 않는 등 평소 간을 피로하지 않게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