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넌버벌 공연 "제2 난타 되자" 색다른 몸짓들

'VR브레이크아웃' '비밥' 등 대형 신작들 줄줄이 무대 올라<br>참신한 아이디어로 시선 집중… 완성도 낮은 작품 난립 우려도

‘비밥’

‘마리오네트’

‘VR브레이크아웃’

'난타'와 '점프' 등 넌버벌 퍼포먼스(비언어 공연)의 양대 산맥이 버티고 있는 가운데 대형 신작들이 잇달아 무대에 오른다. 넌버벌 퍼포먼스는 뮤지컬 등 언어 텍스트 중심의 공연에서 벗어나 몸, 음악, 멀티미디어 등을 활용해 소통하는 장르인 만큼 최근 국경을 넘나드는 문화관광 상품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신작들 역시 내국인은 물론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타깃층이며 해외 시장 진출까지 염두에 두고 있어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서울 충정로 가야극장에서 선보인 넌버벌 퍼포먼스 'VR브레이크아웃'은 기존에 제작했던 댄스코미디 '브레이크아웃'을 하이 테크놀로지와 결합해 '가상현실 입체영상 퍼포먼스'로 새롭게 업그레이드한 작품이다. 2007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돼 호평을 받은 '브레이크아웃'에 3D 프로젝션, 홀로그램, 동작인식 등 가상현실(VRㆍvirtual reality) 기술을 접목해 '가상현실 입체영상 퍼포먼스 공연'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시도했다. 5명의 죄수가 꿈과 자유를 향해 탈옥하는 과정을 힙합과 비보잉 등의 스트리트 댄스와 코믹한 스토리로 그려냈다. 7월말까지 가야극장에서 선보인 후 8월 캐나다 밴쿠버를 시작으로 싱가포르, 호주 등 해외 투어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27일부터 한화손보 세실극장에서 오픈 런 공연에 들어가는 '비밥'도 주목되는 작품이다. 공연계 '큰손'인 CJ E&M은 '난타'와 '점프'를 잇따라 히트시킨 최철리 연출가를 총감독으로 영입해 만든 '비밥'은 2009년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첫 선을 보인 뒤 3년여의 준비 끝에 국내 무대에 오른다. '한식 세계화'의 기치 아래 다양한 재료를 씻고 썰고 볶으며 비빔밥을 만드는 소리를 비트박스와 아카펠라로 표현, '제2의 난타' 탄생을 예감하게 한다. 세계인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유럽 최고의 코미디 연출가 데이비드 오튼이 작품 전체의 유머를 다듬고 더해주는 쇼닥터(show doctor)로 참여했으며 공연 도중엔 비빔밥을 시식하는 특별한 시간도 마련됐다. 대한생명 63아트홀에서 오픈 런 공연 중인 '마리오네트'는 2006년 초연 때부터 비보이 퍼포먼스 가운데 스토리가 가장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작품. 2002년 독일에서 열린 비보이대회 '배틀 오브 더 이어' 우승팀인 익스프레션 크루가 제작한 이 작품은 실로 움직이는 꼭두각시 인형(마리오네트)과 마법사가 등장하는 3개의 에피소드로 승부를 건다. 목각인형처럼 관절이 따로 움직이는 비보잉이 무대를 가득 채우는 한편 대형스크린을 활용한 그림동화와 샌즈 아트, 흰빛만 반사하는 블랙 라이팅 기술을 활용한 야광 퍼포먼스가 눈길을 끈다. 마술을 활용한 넌버벌 퍼포먼스 '더 트리플'도 충무로 명보아트홀에서 성황리에 공연 중이다. 마술 사이에 조그만 에피소드를 삽입한 마술쇼는 종종 있었지만 드라마 같은 스토리를 마술로 풀어가는 퍼포먼스는 '더 트리플'이 처음이라는 게 기획사측 설명이다. 극중에서 마술사들은 마술뿐 아니라 연기까지 하면서 스토리를 설명해 준다. 주연 마술사 3명 외에도 마임과 저글링 등으로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퍼니스트(Funiest) 2명도 가세해 마술로 다하지 못한 얘기를 코믹하게 풀어낸다. 하지만 신작들이 쏟아지다 보면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들이 난립해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민호 '예감' 사업운영본부장은 "아직 시장 규모에 비해 공연 단체나 작품이 너무 많아 과열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며 "앞으로 차별화된 콘텐츠와 수준 높은 퍼포먼스를 갖춘 작품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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