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장기자금 조달 수단 중 하나인 구조화채권 발행 실적이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부도 사태 이후 급감했다. 올 들어서도 단 한 건의 구조화채권이 발행되지 못할 정도로 시장이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19일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발행된 구조화채권 규모는 총 6조2,250억원(163건)으로 전년의 8조2,800억원(257건)에 비해 30% 이상 급감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4조750억원(103건)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했지만 하반기에는 절반 수준인 2조1,500억원(60건)을 발행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구조화채권은 최근 2년 동안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져 8조원대의 발행 규모를 유지했다. 지난해 5월 이후에도 국제유가와 환율폭등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면서 발행이 늘었다. 하지만 리먼 사태 이후 발행이 뚝 끊어졌다. 고금리 채권의 이면에 숨어 있던 고위험 특성이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데다 경기침체에 따른 금리인하 전망으로 변동금리 상품인 구조화채권보다 고정금리 상품인 은행채로 관심이 크게 쏠렸기 때문이다.
구조화채권은 은행이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등과 연동해 만든 상품으로 5년 이상 10년짜리로 발행되지만 지난해에는 시장불안 등으로 1년짜리 단기상품도 발행됐다.
양찬규 KIS채권평가 애널리스트는 "올 들어서는 아직까지 구조화채권이 한 건도 발행되지 않았다"며 "구조화채권 시장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금융위기 해소와 시장 안정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