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둥근 모서리' 등 일부 특허인정 안돼… 애플 '디자인 자존심'에 상처 입기도

2012년 8월 25일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지방법원 배심원은 애플이 삼성에 제기한 9건의 특허침해소송에서 8건의 침해 사실을 인정했다. 손해배상액은 배상금은 10억5,000만달러(약 1조1,300억원)에 달했다. 올해 3월 나온 최종 판결에서 배상금은 9억2,900만달러(약 9,650억원)로 줄었으나 이 역시 1조원에 이르는 거액이었다. 반면 삼성은 단 1건의 특허 침해도 인정받지 못했다.

애플 승리의 주역은 '디자인'이었다. 침해 사실을 인정받은 8건의 특허 가운데 디자인 관련 특허는 절반이 넘는 5건에 이르렀다. 애플의 심플한 디자인은 회사의 상징이자 아이콘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에 삼성과의 특허 소송에서도 강력한 무기로 작용했다.

실제로 침해인정 판정을 받은 특허는 아이폰의 모서리가 둥근 직사각형, 상단부터 스피커-화면-버튼으로 앞면 구성 등에 관한 디자인(D677특허), 화면과 원형 버튼의 배치 방식에 대한 디자인(D087 특허), 화면 하단에 전화·문자 등 많이 쓰는 버튼을 4개 두고 그 위에 아이콘을 격자형으로 배열하는 디자인(D305 특허) 등 애플이 자부심을 갖는 것들이었다.


배심원은 애플의 트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 2건도 삼성이 침해했다고 판정했다. 트레이드 드레스는 디자인이나 포장 등 기타 수단을 통해 특정 상품을 다른 것과 식별할 수 있도록 하는 전체적인 이미지를 뜻한다. 코카콜라 병의 독특한 이미지가 트레이드 드레스의 대표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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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애플의 디자인 특허 전략이 항상 승리하는 것은 아니었다. 서울중앙지법은 2012년 8월 "삼성과 애플 작품이 모서리가 둥근 직사각형 등에서 비슷한 점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다른 심미감을 가진다"며 애플의 디자인 특허 침해 주장을 기각했다.

당시 삼성 변호인단은 "둥근 모서리의 직사각형과 돌출부가 없는 평면 이미지 등은 LG전자가 2006년 출시한 프라다폰을 통해 선보인 것"이라며 "애플 아이폰 디자인은 전혀 새로운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미국 본토에서도 비슷한 판단이 나왔다. 지난해 8월 ITC는 애플의 디자인 특허 4건에 대한 삼성의 침해를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이 가운데는 '둥근 모서리의 직사각형' 디자인 특허도 포함돼 있었다. ITC는 "4개의 디자인 특허가 모두 법적으로 유효하지만 삼성 제품이 이를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는 미국 본토에서 애플의 핵심 특허인 디자인 부분을 기각한 것이어서 애플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게 됐다.

국제특허 분야에 정통한 한 국내 변호사는 "삼성이 애플의 제품 디자인을 따라 했다는 평가가 많지만 디자인은 일반 소비자의 시각에 따라 심미감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나라마다, 법원마다 다른 판단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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