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또 감산 도미노… 위기의 유화업계

원자재값 상승·공급과잉 여파<br>PTA 2위 삼남석화 감산 돌입<br>3위 태광산업도 생산량 줄여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상반기에 이어 다시 대대적인 생산량 감축에 나선다. 경기불황에다 원자재 값 상승, 중국발 공급과잉 등 3중고가 석유화학 업계를 위기로 내몰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업계 2위인 삼남석유화학이 지난 13일부터 가동을 중단했고 3위인 태광산업도 이날부터 감산에 들어가는 등 감산이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있다.


업체별로 보면 삼양그룹 계열사인 삼남석유화학은 13일부터 합성섬유의 원료로 사용되는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일부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했다. 가동이 중단된 곳은 연산 30만톤 규모의 공장으로 삼남석유화학 전체 PTA 생산량(180만톤)의 약 20%에 달한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PTA 시황이 너무 좋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감산을 결정했다"며 "일단 이달 말까지 감산을 진행한 뒤 향후 시장상황에 따라 감산시기를 연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태광산업도 14일부터 PTA 감산에 들어갔다. 감산규모는 월평균 생산량(8만3,000톤)의 약 5% 정도인 4,000~5,000톤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감산규모는 앞으로의 시황에 따라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앞서 롯데그룹 계열의 케이피케미칼도 10월부터 두 달째 일부 생산라인의 가동을 멈췄다. 동시에 국내 PTA 업계 1위인 삼성석유화학도 조만간 감산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SK종합화학 역시 현재 감산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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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국내 PTA 생산업체들은 올 상반기에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감산에 나선 바 있다. 석유화학 업체들이 상반기에 이어 또다시 PTA 감산에 들어가는 것은 공장을 돌릴수록 오히려 손해가 날 만큼 시장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PTA의 원재료인 파라자일렌(PX) 가격이 하반기 들어 다시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원가부담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6월 톤당 1,226달러까지 떨어졌던 PX 가격은 이후 상승세로 돌아서 10월 1,537달러를 기록하며 4개월 만에 25% 넘게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PTA 제품가격은 톤당 936달러에서 1,088달러로 6.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설상가상으로 중국이 대대적인 PTA 증설에 나서면서 공급과잉이 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중국의 퉁쿤집단은 최근 연산 150만톤 규모인 PTA 공장의 시운전에 성공하고 풀가동 체제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현재 중국의 PTA 생산능력은 연간 2,528만톤 규모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현재 국내 PTA시장은 연간 생산능력 기준으로 삼성석유화학(200만톤), 삼남석유화학(180만톤), 태광산업(100만톤), 케이피케미칼(95만톤), SK종합화학(53만톤), 효성(42만톤) 등의 순이며 국내 총 생산능력은 670만~700만톤에 달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석유화학 업계가 경기불황, 원자재 값 상승, 중국발 공급과잉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언제 마무리될지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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