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PC 수출 세계시장서 날개달았다

◎미 편중 벗어나 일·호·중·남미 등 적극 개척/품질 고급화·OEM 탈피 자가브랜드 힘입어전반적인 수출경기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PC 수출에 파란불이 들어오고 있다. 삼보컴퓨터·삼성전자·대우통신·현대전자 등 대형 PC 업체들의 수출이 올하반기 들어 활기를 띠며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출 구조가 미국 등 일부지역에 한정된 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OEM)에서 다양한 지역을 대상으로 한 자체브랜드 형태로 전환되는 등 고도화되고 있어 수출증가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PC 업계에서는 80년대 활발했던 PC 수출 경기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국내 PC 산업은 80년중반에서 후반까지 가격경쟁력에 의한 OEM 방식의 수출이 활기를 띠다가 대만업체들에 이 시장을 빼앗겨 그 이후 수출 실적이 미미한 상태였다. 업계 전문가들은 수출 증가 현상에 대해 ▲PC 산업의 품질 경쟁력 향상과 ▲치열한 경쟁과 한계 성장을 극복하기 위한 PC 업체의 전략 등 두가지를 기본적인 배경으로 상정하고 있다. 우선 국내 PC 산업은 핵심부품인 중앙처리장치(CPU) 등 비메모리 칩셋을 제외한 대부분의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TFT­LCD, 모니터 등은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고 있고 이밖에 부품들도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국민들의 정보화에 대한 욕구가 PC 산업의 발전을 이끄는 또다른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 평균 20%에 달하는 PC 판매대수의 증가율이 이를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두번째로 내수에 치중했던 국내 PC 업체들이 성숙기에 접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는 국내 PC 산업의 돌파구를 해외 수출에서 찾으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PC 업체들은 이를 위해 해외 현지판매망을 강화하고 현지 생산체제도 구축중이다. 이러한 PC 업체들의 활동은 최근 구체적인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수출 실적이 거의 없었던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출시한 초박형 노트북 PC 「센스 S500T」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삼성은 지난달부터 미국의 현지법인(SEA)과 현지 계열사인 AST를 통해 월 1만5천대를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다음달부터 프랑스·독일·영국 등 유럽현지법인을 통해 이 제품을 해당지역에 수출할 예정이다. 이중 50% 정도가 삼성브랜드로 판매된다. 이에 따라 삼성의 올 수출실적은 9만∼10만대 정도를 기록할 전망이다. 아울러 삼성은 AST와 함께 남미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시장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노트북 PC 수출에 주력할 방침이다. 삼보컴퓨터도 주로 컴퓨터 주기판(마더보드)을 수출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미국·일본을 중심으로 자체브랜드의 멀티미디어 데스크톱 PC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삼보의 올 수출은 지난해 보다 70% 이상 늘어난 2천4백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삼보는 지난 상반기부터 미국 현지법인(TGA)을 통해 세계적인 백화점인 시어스에 7천만달러 상당의 멀티미디어 PC를 수출하고 있다. 또 일본의 서드웨이브에 6월부터 월 5백대 이상의 고성능 PC를 자체브랜드로 수출하기 시작했으며 일본 최대의 양판점인 다이에이에 다음달부터 내년 2월까지 1천5백만달러 상당의 멀티미디어 PC를 공급하기로 최근 계약을 맺었다. 삼보는 또 총 1천만달러를 투자해 올해안에 중국 천진에 PC 조립공장을 준공하고 내년부터 중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또 TGA를 통해 남미·캐나다·호주 등으로 판매망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대우통신도 미국과 일부 유럽지역을 대상으로 하던 수출지역을 유럽전역과 아시아·남미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대우는 멀티미디어 데스크톱 PC와 서브노트북 PC, 일체형 PC 를 수출하고 있는데 이중 50%를 자사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다. 대우는 특히 최근 통신장비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동유럽지역에 C&C 판매법인을 설립하고 이 지역의 컴퓨터시장을 개척해 나갈 방침이다. 대우통신의 올해 수출은 3천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현대전자도 지난 7월부터 호주 컴퓨터 유통업체에 사무용 PC를 자사브랜드 「팬텀Ⅱ」로 월 1천대 가량 수출하고 있으며 지난 6월부터 올 연말까지 홍콩현지법인(HEH)을 통해 중국 지역으로 총 1만대 규모의 데스크톱 PC를 수출할 계획이다.<김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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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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