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일자리 어디 없나요"

[기자의 눈] "일자리 어디 없나요" 이규진 기자 sky@sed.co.kr 한가위 밤 휘영청 솟아오른 둥근 보름달은 유난히도 밝았다. 하지만 고향에서 오랜만에 만난 후배의 얼굴은 그믐만큼이나 어두웠다. 중소기업의 생산직 근로자로 일해온 30대 초반의 그는 다니던 회사의 감원으로 일자리를 잃었다. 건설현장에 일용직으로라도 나가고 싶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요즘 노동일은 거의 동남아 사람들 차지에요. 더군다나 건설경기가 죽어서 현장도 없어요. 도대체 경제는 언제 살아나나요?” 일자리를 바라는 그의 시선에는 간절함이 가득 배여 있었다. 한가위 연휴에 일자리를 찾지 못해 한숨을 쉰 젊은이들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이태백’이란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청년실업자들이 넘쳐난지 오래다. 대졸자들도 문제지만 실업고를 나온 산업현장의 예비 일군들은 비정규직 일자리조차 얻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추석명절의 민심은 이렇게 ‘일자리’를 갈구하고 있었다. 최근들어 경기가 다소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는 있지만 아랫목의 온기가 윗목까지 따뜻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자와 소비가 살아나 경제에 신바람이 돌아야 한다. 우리 경제는 외환위기 이후 활력을 잃어버린채 좀처럼 과거의 화려한 경제성장률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참여정부 들어서는 반기업 정서가 확산되며 기업들의 어깨를 움츠리게 만들고 있다. 일자리를 늘리고 경제를 팽팽 돌리려면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경제의 ABC다. 이를 위해 경제와 기업을 옥죄는 규제와 반기업정책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최근 청와대에서 열린 ‘대-중소기업 상생회의’에서 이건희 삼성 회장이 “규제완화(를) 선진국이 하는 것 보면 다 나와 있다. 교과서다”라며 “(우리가) 규제완화가 안 되어 있다기보다는 공격적으로 해야 한다. 그러면 선진국으로 빨리 갈 수 있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일 것이다. 머지않아 앞으로 5년간 경제를 책임질 새 대통령을 뽑는다. 대선후보들이 추석민심을 제대로 읽었다면 규제개혁과 투자활성화, 그리고 경제살리기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 유권자들은 무엇보다 경제 활성화에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누가 말했듯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인 것이다. 입력시간 : 2007/09/2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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