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국내운용사, 거대기업과 사활 건 승부 불가피

"경쟁력 강화 발등의 불"<br>■ 외국계 자산운용사 국내진출 러시


초대형 외국계 금융기업들의 국내 자산운용시장 진출이 러시를 이루는 것은 올 들어 한국 주식시장이 주가지수 1,500선을 넘어서면서 재평가(리레이팅) 국면에 진입한데다 자본시장통합법 통과 및 시행을 앞두고 있어 한국 시장의 성장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펀드시장 성장 잠재력에 눈독=국내 자산운용시장은 지난 2004년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이 제정된 뒤 급성장해 2006년 말 현재 설정잔액이 240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국내 주식형펀드 시장 규모는 2005년 4월 말 11조4,720억원에서 올해 4월 말 현재 51조1,660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최근 2년 사이에 무려 4배 이상 급성장했다. 하지만 이는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개인 가계자산에서 예금이 절반 수준을 차지하고 있지만 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는 리스크 자산으로 옮기려는 욕구가 높은데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퇴직연금 및 개인연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6년 3ㆍ4분기 말 현재 가계자산 규모는 1,474조원이며 이중 예금은 705조원으로 전체의 47.8%에 달하고 있다. 반면 가계의 주식형펀드 보유금액은 2006년 3월 말 현재 37조원으로 전체 가계자산의 2.6%에 불과하다. 2005년 초 한국에 상륙한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의 브렛 구딘(Brett Goodin) 아시아ㆍ태평양 총괄 대표는 최근 방한해 “퇴직연금제도의 성공적 정착과 연기금의 공격적인 자산운용, 개인 가계자산의 금융상품 이동 가능성 등으로 앞으로 한국 자산운용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미국ㆍ일본ㆍ영국 등에 이어 피델리티의 ‘글로벌 톱5’ 시장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종, 기존ㆍ신규 외국계와 사활 건 승부 펼칠 듯=초대형 외국계 금융기업의 한국 진출이 잇따르면서 토종 자산운용사나 이미 한국에 나와 있는 외국계 운용사들간 경쟁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파이 자체가 커지고 있지만 보다 큰 부분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한판 승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수성에 나서는 국내 운용사들은 한국 실정에 맞는 상품개발 능력과 판매사와의 긴밀한 관계를 통한 판매망 등에서의 경쟁우위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오랜 역사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지닌 해외 운용사와 대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에 따라 특정 금융상품을 전문으로 운용하는 특화 전략이나 운용사간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것을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국내 49개 자산운용사의 지난해 사업연도 기준 세전손익을 살펴보면 11개 운용사가 손실을 기록했고 손익이 10억원 미만에 그친 운용사도 4개에 달하는 등 함량 미달의 운용사들이 난립해 있다. 윤태순 자산운용협회장은 “세계적인 운용사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국내 운용사들의 체질 개선 및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해 업계구도의 대변화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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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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