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TB)와 주택담보융자(모기지) 금리 등 미국의 시장금리가 방향을 바꿔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더 이상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과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미미하다는 분석 때문이다.
10년 만기 TB 금리는 25일에 이어 26일에도 큰 폭으로 올라 이틀 사이에 무려 0.27% 포인트 상승, 3.52%에 마감했다. 1,000만 달러어치의 2년 만기 TB를 산 트레이더는 26일 하루 만에 4만3,000 달러의 손해를 보았다.
TB 금리가 상승하면서 회사채 금리도 올라 기업들의 자금조달 코스트가 커지고 있다.자동차회사 제너럴 모터스(GM)는 회사채 발행 사상 최대 규모인 130억 달러의 사채를 발행했는데, 가산금리가 5년 물의 경우 0.13%로 기대보다 높은 수준으로 결정됐다.
미국의 시중금리가 갑자기 역전한 것은 FRB가 25일 기대 이하의 금리 인하를 단행한데다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미약하다고 발표한데 따른 것이다. 따라서 FRB가 디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TB 장기채를 매입할 것으로 기대했던 채권 트레이더들이 TB 매각에 나섰다. 10년 만기 TB 금리는 지난 5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0.75% 포인트 급락, 45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었다.
금리 변동에 민감한 채권 트레이더들은 미국 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FRB가 더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는 금리가 올라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단기금리의 방향을 예고하는 연방기금 선물 금리는 이틀사이에 0.14% 포인트 상승, 0.975%에 마감함으로써 연방기금금리 1%에 근접했다. 이는 트레이더들이 8월중에는 금리 인하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했음을 의미한다.
한편 TB 금리에 연동해 움직이는 모기지 금리도 10주만에 처음으로 상승세로 반전, 30년 모기지 채권 금리는 5.21%에서 5.24%로, 15년짜리는 4.62%에서 4.63%로 올랐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