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정토론회 이모저모]

노무현 대통령은 7일 열린 참여정부 국정토론회에서 정해진 연설시간을 한참이나 넘겨가며 자신의 국정철학을 설명했다. 고 건 국무총리를 수장으로 하는 새 내각과 참모진들은 강의와 발표, 토론이 쉴새없이 이어지는 강행군속에서도 마치 입시생들처럼 학습에 몰입하고 밤새 토론에 매달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사표를 제출한 이남기 공정거래위원장이 불참한 반면 용퇴압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은 신임 장관들과 나란히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 위원장은 노 대통령이 국정철학에 대해 연설을 하는 시간에 차기 공정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강철규 부패방지위원장과 나란히 앉아 열심히 메모를 하며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 관심을 모았다. ○…참석자들은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 도착하자 마자 미리 배정된 숙소에 짐을 푼 뒤 운동복 등 각자 편안한 차림으로 갈아 입고 필기도구를 지참한 채 교육원 3층 행사장에 입장했다. 노 대통령도 `노타이 정장` 차림으로 오후 2시 정각에 행사장에 도착했다. 그러나 한상범 의문사진상규명위원장만이 정장차림이어서 눈길을 끌었으며, 강금실 법무장관은 참석자 가운데 유일하게 행사 시작 이후에 도착했다. ○...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여러분들 저 보시니까 좋지요"라며 "저보다 연세많은 분도 있는데 외람되게 생각될지 모르나 여러분들에게 강한 정이 있다"면서 딱딱하게 흐를 수 있는 토론회 분위기를 누그러 뜨렸다. 노 대통령은 "장관들에게 일을 대폭 맡기고, 혹시 영 잘못됐을 때 조정하는게 좋겠다.그런데 영 마음이 안놓인다. 마음을 놓고 남의 능력을 신뢰하고 일을 맡기는 것을 열심히 배우려 한다"는 간접화법으로 `장관다스리기`에 나서는 모습도 보였다. ○...강금실 법무장관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토론회에 참석하지 못해 검찰인사를 둘러싼 갈등이 간단치 않음을 반영했다. 노 대통령도 "특별히 권력기관에 대한 개혁과제가 떠오르고 있고 그것이 지금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좀 뜨거운 것 같다"면서 "아까부터 법무장관 자리가 빈 것을 보니 지금도 조정하고 있나보다"라고 말했다.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에 들어선 후 늦게 토론회에 참석해 접시를 들고 줄을 서 있던 강 법무장관에게 “힘드시죠. 저도 계속 혼나고 있습니다”라는 말로 위로했다. 고건 총리를 비롯한 몇 몇 장관들은 노 대통령이 김화중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붙잡혀 별도 보고를 받는 바람에 한참동안이나 식사를 못하고 기다려야 했다.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에 들어선 노 대통령은 “어이 추워”하면서 특유의 제스처를 취해 웃음바다를 만들었고 식당아줌마들에게 “안녕하세요”라며 손을 흔들며 큰소리를 쳐 다시 한번 웃음을 자아냈다. 노 대통령은 앞에 서 있던 강 법무장관에게 `철의 여인`이라고 격려했다. 고 총리는 마이크를 잡고 포도주로 건배를 제의했으며 한명숙 환경부 장관은 갑자기 헤드테이블로 와 마이크를 잡고 “오늘 메뉴와 양을 식당측과 사전에 협의했다. 한톨도 남기지 말라”고 요청해 식당안을 웃음으로 채웠다. <박동석기자 everes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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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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