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미FTA 내달 15일 발효] "對美수출 늘리자" 車 부품·섬유업계 설비 증설 등 분주

■ 산업 현장선…<br>車업계 "부품 원산지 인증 등 대비 철저"<br>효성·코오롱 등 조직 늘리고 수출선 다양화<br>일부업계는 "효과 미미" 담담한 모습도


#안용준 자동차 금형 전문업체 티엘테크 사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다음달 15일 발효되기로 확정되자 마음이 바빠졌다. 지난해 7월 발효된 한ㆍ유럽연합(EU) FTA 당시 애를 먹었던 경험을 떠올리며 원산지 증명 작업부터 사전에 준비하기 위해서다. 안 사장은 "FTA 수혜를 얻기 위해 설비증설부터 원산지 인증까지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움직이려 한다"며 "가격 메리트가 있을 테니 중국이나 일본 업체보다 비교우위에 놓일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라스락'이라는 내열강화유리 밀폐용기 브랜드를 가진 삼광유리는 올해 미국 시장에서 '글라스온'이라는 일반유리 식기브랜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주력제품인 강화유리의 경우 관세 12.5%를 단계적으로 철폐하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지만 일반유리는 관세 25%가 즉시 사라지기 때문이다. 삼광유리의 한 관계자는 "일반유리 제품은 관세 때문에 남미나 미국 현지 공장에서 만들어진 물품이 대다수여서 한미 FTA 발표를 기회로 미국 시장을 공략하겠다"며 "현지 취향에 맞춘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달 15일 한미FTA 발효로 비준 이후 증폭됐던 불확실성이 모두 걷히면서 산업계가 'FTA 특수' 잡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주요 수출 업체는 경영전략을 점검하고 생산설비를 확충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기업은 관세 인하를 토대로 한 가격경쟁력과 인지도 제고를 앞세워 미국 시장 공략에 힘을 쏟겠다는 분위기다.


한미 FTA 발효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자동차 업계는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와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은 "우리 시장의 10배인 거대 미국 자동차 시장 선점과 수출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대미 자동차 부문 수출의 약 36%를 차지하는 부품 관세는 발효 즉시 철폐됨으로써 수출이 크게 늘어나 30만명을 고용하고 있는 5,000여 중소 자동차 부품 업체의 경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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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경쟁하는 일본 차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고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져 판매 전망이 높아지고 오는 4월 미국에 새롭게 출시되는 그랜저(현지명 아제라) 등 대형차도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 FTA의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섬유 업계도 FTA 특수를 극대화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FTA가 발효되면 섬유 분야에서 평균 13.1%(최대 32%)의 관세가 폐지돼 향후 15년간 연평균 4,800억원의 생산증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맞춰 효성ㆍ코오롱 등 국내 섬유기업은 폴리에스테르 단섬유와 탄성사ㆍ합성직물ㆍ니트 등의 대미 수출 확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효성 관계자는 "FTA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관련 사업조직을 확대하고 수출선을 다양화하는 등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한 다각적인 판촉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오롱의 한 관계자도 "원사 및 일반 산업 용사의 경우 품질의 우위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비롯한 후발 개발도상국과의 가격경쟁에서 밀려 해외 시장이 축소되는 추세였다"며 "이번 FTA 발효로 가격경쟁력이 회복되면 대미 수출물량 확대와 이익증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일부 기업의 경우 한미 FTA 효과가 생각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담담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원자재 해외 수입 비중이 높은 경우 관세인하 혜택을 받을 수 없고 미국 경기 침체로 당장 매출이 눈에 뛸 정도로 늘어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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